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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세 번째 자이언트스텝 임박…“경기둔화 수준 인상 필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관리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경제를 둔화시킬 수준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세계 주요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국제 수요 감소가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 같은 인식이 또 한 번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 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은행업계가 주최한 콘퍼런스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달 동안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섣부른 승리를 선언해서는 안 된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 수준)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당분간 경제를 둔화시키는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최근의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 일부 부문을 냉각시키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연준이 덜 공격적인 기조로 옮겨가려면 낮은 인플레이션이 수개월은 지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향해 지속 하락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기 전까지는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수석 정책 고문으로, 연준 내부에서는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힌다. 온건파 고위 관리가 강력한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매파적 발언을 한 것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긴축 사이클의 어느 시점이 되면 위험은 더욱 양면적일 것”이라며 “결국에는 너무 많이 금리를 인상할 위험과 충분히 인상하지 않을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절충안(trade-off)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 하락 과정은 다른 많은 국가의 수요 감소와 긴축으로 강화돼야 한다”며 에너지 위기와 경기둔화 우려를 겪고 있는 유럽, 코로나 봉쇄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의 소비 위축 등을 예로 들었다.

연준도 이날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 성장 전망은 대체로 약하지만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다. 향후 6~12개월 추가 수요 약화 전망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 기업들이 최소 연말까지 물가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베이지북은 연준이 경기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서서히 하락하고 있지만, 공격적 긴축 방향을 바꿀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을 뒷받침하는 설명이다.

연준은 “소비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행동을 조정하고 있다. 대부분 지역에서 가계 소비가 줄어들었고, 재량 상품 대신 식품 같은 필수재 품목을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리블랜드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와 기업 모두 구매를 연기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결국 대출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수준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74%로 집계했다. 빅스텝(한 번에 0.5% 금리 인상) 가능성은 26%에 불과했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나서면 한국과의 금리 역전 수준도 확대된다. 달러 강세도 장기간 지속할 여지가 높아 환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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