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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추석 귀경길 힐링 걷기 명소 8선

올 추석 연휴는 12일 대체휴일까지 이어진다. ‘귀경길 전쟁’ 생각에 벌써 지친다면 집에 오는 길, 차라리 마음에 여유를 갖고 잠시 짧은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초가을 날씨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친 마음을 달래볼 만한 여행지를 권역별로 선정해 8곳을 소개한다.

경상도 권역

▲경북 안동 도산서원 야간개장

야간개장한 경북 안동 도산서원의 전경. 안동시 제공

퇴계 이황의 정신이 서려 있는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이 딱 이 시기, 오는 25일까지 매일 밤 등을 밝히고 야간개장한다. ‘2022 세계유산축전:경상북도 안동·영주’ 행사의 하나로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야간개장한 경북 안동 도산서원 안 전교당으로 오르는 계단길. 안동시 제공


오후 6시 즈음 서원에 등불이 켜지면 해가 지면서 어둑해지는 풍경과 서원 한옥 건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눈이 즐겁다. 은은한 불빛이 드리운 도산서원을 거닐다 보면 다채롭고도 소박한 공간에서 밤늦게 공부하던 유생들의 기운도 느껴질 것만 같다.

도산서원 근처 안동 하회마을에선 선비들이 한여름 배를 띄워놓고 즐겼다는 선유줄불놀이를 재현한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11일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하회마을 부용대 앞 백사장에서 화려한 줄불놀이를 볼 수 있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 앞에서 가을 밤 선유줄불놀이를 하는 모습. 안동시 제공

부용대 앞 낙동강 변에 숯가루와 소금을 섞은 봉지를 매단 새끼줄이 강물 위를 줄줄이 늘어서 있다. 어둑해질 무렵 불을 붙이면 폭죽이 터지듯 불꽃이 시작되고, 바람이 불 때마다 불꽃비가 줄줄이 강가에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절정은 강가에 모인 관광객들이 ‘낙화야’라고 다 같이 외칠 때다. 이 순간 부용대 절벽 위에선 소나무 줄기를 뭉쳐 만든 시뻘겋고 큰 불덩이가 절벽을 타고 떨어져 내려와 산산이 부서져 흩어진다. 강둑 위에서 소원을 실은 달걀불이 강을 가득 채워 내려오는 장면도 볼 수 있다.

경남 합천 황매산

지난 4일 경남 합천 황매산에 가득 펼쳐진 억새 모습. 블로그 '우나의 지구별 여행기' 제공

길고 긴 더위 끝에 억새의 계절이 돌아왔다. 경상남도 합천군 소재 황매산은 넓은 들판에 억새밭이 가득 펼쳐져 있어 가을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해가 떠 있다면 억새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자아내는 은빛 물결을, 운무가 껴 있다면 색다른 운치를 느껴볼 수 있다. 억새는 흔히 10월이 절정이라고 하지만, 추석 연휴에 방문하면 아직 만개하지 않은, 연분홍 억새의 이색적인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차량은 황매산군립공원 오토캠핑장 주차장에 세우면 된다. 주차장에서부터 이어진 데크길을 따라 10분만 올라가면 억새 둘레길이 나온다. 데크길을 따라 걸으면서 너른 평원에 가득 펼쳐진 억새 물결에 취해 보자.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억새 군락지만 보고 돌아오는데 왕복 산행으로 약 1시간이면 충분하다.

강원도 권역

▲강원 철원 고석정 꽃밭

고석정 꽃밭에 가을꽃들이 가득 피어나고 있다. 철원군 제공

강원도 철원군의 고석정 꽃밭은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을날 놓치기 아까운 명소다. 하늘이 한눈에 담기는 너른 들판에서 이달 9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수레국화, 핑크뮬리 등 가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꽃밭 근처 한탄강변을 따라 색다른 자연을 경험하기에도 좋다. 철원 9경에 속한 고석정 근처의 순담 계곡은 깎아내린 듯한 벼랑과 기묘한 모양의 바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계곡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하얀 모래밭도 있다. 가을 단풍을 만끽하며 한탄강 절경을 즐길 수 있다.

▲강원 고성 송지호 둘레길

강원도 고성군 송지호 둘레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강원도 고성군의 송지호(湖)는 이곳저곳 걷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제격인 장소다. 나지막한 산에 둘러싸인 호수를 한 바퀴 빙 둘러 다채로운 길을 걸을 수 있다. 송지호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호수로, 철새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송지호 관망타워에 올라 새들의 군무를 보거나 하늘과 맞닿은 호수 전경을 눈에 담은 뒤, 이 타워를 기점으로 걷기 시작하면 좋다.

관망타워에서 송지호해변까지 걷는 전체 코스는 총 10.2㎞다. 이 코스가 다소 길다면 호수를 끼고 전통 한옥마을인 왕곡마을까지 이어지는 왕복 6㎞ 둘레길을 추천한다. 굽이굽이 시골길을 고즈넉하게 걷다가 마주하는 옛 한옥을 구경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충청도 권역

▲충남 보령 상화원

충남 보령 상화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한국식 전통정원을 느껴보고 싶다면 충청남도 보령시에 있는 상화원이 제격이다. 상화원 입구에 들어서면 200년 된 팽나무와 이곳이 한국식 전통정원의 ‘이상향’이라고 자평하는 소개글이 반갑게 맞아준다.

상화원을 걸어 다니는 동안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엔 철저하게 정원사의 의도가 담겨있다. 처음에는 기차처럼 길게 늘어선 나무 지붕으로 덮여있는 회랑 길을 300m가량 걷게 된다. 회랑 왼편에는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고 오른쪽에는 마치 미술관처럼 동양화가 걸려있다.

정원길 500m 지점에 연꽃정원과 석양 정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석양 정원을 따라간다면 군데군데 서해를 바라볼 수 있는 쉼터와 전망대가 곳곳에 늘어서 있다. 느긋하게 걷기 제격이다. 1.65㎞에 달하는 회랑 길은 상화원 한옥마을까지 이어져 있다. 입장료는 7000원이다.

▲충북 충주 비내섬

비내섬에서 촬영된 tvN 드라마 '사랑의불시착' 장면. 충주시 제공

충청북도 충주시 소재 비내섬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으로 유명해진 물억새와 갈대 군락지다. 드라마 6회에서 주인공 윤세리(손예진 분)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부대원들과 소풍 가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남한강과 갈대 그리고 노을이 남녀 주인공과 함께 아름답게 그려졌다.

비내섬은 석양이 내릴 즈음 오는 것이 좋다. 빨갛게 물든 노을과 억새와 갈대숲, 그리고 강의 풍경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비내섬에 비내교를 통해 들어가기 전 비네 쉼터에서부터 출발하면 된다.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짧은 둘레길 코스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전라도 권역

▲전남 영광 불갑사

전남 영광군 불갑산 자락 꽃무릇이 숲 사이로 붉은 카펫처럼 펼쳐진 풍경. 국민일보DB

전라남도 영광군 소재의 불갑사는 우리나라 최대의 꽃무릇 군락지다. 초가을 여행지를 꼽으면 절대 빠지지 않는 명소다. 꽃무릇은 연초록 꽃대 위에 붉고 가느다란 꽃술이 왕관처럼 얹힌 모습을 하고 있다. 불갑사로 향하는 불갑산 숲길에 들어서면 초록빛 숲 그늘에 꽃무릇이 붉은 카펫처럼 가득 깔려있다. 이 꽃무릇은 불갑사 뒤 저수지 둘레길까지 계속 펼쳐져 있다.

다 둘러보는 데에는 약 1시간~1시간 30분이 필요하다. 꽃무릇은 9월 중순 만개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빨리 찾아온 올 추석 연휴는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불갑사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떨어진 전남 함평군 용천사에도 또 다른 꽃무릇 군락지가 숲 사이로 펼쳐져 있다. 숲 그늘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햇살에 마치 상사화가 산책길 무대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모습이 연출된다.

▲전북 부안 변산 마실길 2코스

변산 마실길 2코스를 관광객이 걷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라북도 부안군 마실길에는 추석 연휴에도 8월 말 절정인 붉노랑상사화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실길 2코스를 특히 추천한다. 붉노랑상사화 군락지와 서해 일몰을 함께 볼 수 있어 사진작가들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산책길이다.

산책길은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2.3㎞ 구간 붉노랑상사화가 피어있는 군락지에 들어서면 길을 걷는 사람들이 곳곳에 멈춰 카메라를 꺼내 든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실길 2코스에서 차로 23분 거리(17㎞)에 떨어져 있는 내소사 전나무숲길도 산책 명소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히기도 한 곳으로, 붉노랑상사화와 전나무숲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멋이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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