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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네 발] 헉! ‘너굴맨’이 왜 시흥서 나와?

유기된 특수 동물, 도시 생태계 곳곳에서 큰 피해

[도심 속 네 발]은 동물의 네 발, 인간의 발이 아닌 동물의 발이라는 의미입니다. 도심 속에서 포착된 동물의 발자취를 따라가겠습니다.

너굴맨이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끈 라쿤의 사진.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방송인 노홍철이 반려동물로 당나귀를 키워 화제가 됐다. 노홍철은 당나귀의 이름을 ‘홍키’라고 지었다. 홍키는 서울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냄새와 울음소리가 문제였다. 이웃 주민의 성화에 홍키는 도심에서 농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홍키 같은 특수 동물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전문 병원과 전문 브리더가 생겨났고, 방송과 SNS를 통해 소개된 적도 있다.

반려 당나귀 홍키와 시간을 보내는 방송인 노홍철.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고양이 카페, 애견 카페를 넘어 라쿤이나 알파카 등 일상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동물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카페가 생겨났다. 라쿤은 ‘너굴맨’이라는 별명을 얻고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유행이 끝나자 문제가 생겼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많은 동물 카페가 폐업했다. 동물이 갈 곳을 잃었다. 라쿤이 길거리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홍익대학교 부근 건물에서 라쿤이 포획됐다. 라쿤 카페가 있던 건물이었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에서는 또 다른 라쿤이 잡혔다.

환경부에 의해 생태계위해우려 생물로 지정된 라쿤. 출처: 환경부

라쿤은 잡식성이고 번식력이 강하다. 환경에 적응하는 데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생태계에 위험이 될 수 있다. 천적이 없기 때문이다. 광견병 등 전염병을 옮길 수 있다. 환경부는 2020년 6월 라쿤을 생태계위해우려 생물로 지정했다. 라쿤의 유기나 방출은 법적으로 금지된다.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일본에서는 유기된 라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47개의 지자체 중 44곳에 라쿤이 서식한다. 농작물을 먹는 등의 피해를 준다. 라쿤에 의해 입은 농작물 피해액은 연간 약 3억엔(30여억원)이다. 일본 정부는 매년 2만5000여 마리의 라쿤을 포획한다.

2020년 경기도 평택시에는 표범처럼 생긴 동물이 길거리에 나타났다. 이 동물의 정체는 서벌이었다. 아프리카 중부와 남부가 원산지인 고양잇과 동물이다. 치타 등의 맹수와 비슷하게 생겼다. 서벌은 길고양이와 새를 사냥했다. 그런데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벌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조사해보니 개인이 반려동물로 길렀다고 한다.

평택시에 나타났던 서벌의 모습. 출처: 동물자유연대

서벌은 CITES(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 협약)에 따른 보호종이다. 동물원 혹은 연구 및 학술용으로만 사육이 가능하다. 서벌의 주인은 “서벌이 아니라 사바나캣(서벌과 집고양이의 교배종)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F1 혹은 F2 등급으로 드러났다. 서벌의 1대 또는 2대 자손이었다. 4대 자손인 F4 등급까지는 개인적으로 사육하는 것이 금지된다. 서벌은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체험동물원으로 이전된 이후 콘크리트 바닥에 웅크린 모습이 논란이 됐다. 열악한 환경에 처했다는 비난이 이어지자 서벌은 2021년 12월 국립생태원으로 재이전됐다.

국립생태원으로 이주한 서벌의 모습. 출처: 동물자유연대

라쿤과 서벌 같은 특수 동물은 생태계에 상당한 위험을 미친다. 길고양이와 들개처럼 자연에 방사할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순간의 실수로 자연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유승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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