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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BMW식 지속가능한 미래… “낡은 차로 새 차 만든다” [르포]

힐케 셰어 BMW 고문이 지난 15일 독일 뮌헨의 BMW 연구혁신센터(FIZ)에서 열린 '2022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성' 워크숍에서 BMW의 지속가능성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이용상 기자

“2년 전 저는 자동차 산업에 순환경제는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낡은 차로 새 차를 만드는 날이 도래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BMW는 이 목표에 한발 한발 다가가고 있죠.”

힐케 셰어 BMW 고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BMW 연구혁신센터(FIZ)에서 열린 ‘2022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성’ 워크숍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앞에는 차량 바닥에 까는 매트가 있었다. 기존 매트는 4가지 소재를 혼합해 만들었지만, 이 매트는 1개 소재로 제작했다. 수명을 다한 뒤에도 수거해 재사용하기 위해서다.

BMW가 폐기 후 재사용을 쉽게 하기 위해 한 가지 소재로 만든 차량용 매트. 이용상 기자

셰어 고문은 옆에 있던 범퍼를 소개했다. 폐차장에서 수거한 범퍼에서 플라스틱, 고무 등을 분리해 제작한 것이다.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그는 “폐차를 수거해 부품을 재사용하는 방안을 차량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옆 부스에는 핸들(스티어링 휠)이 전시돼 있었다. 가죽과 유사한 특성의 신소재로 만든 것이다. 실제 운전할 때처럼 핸들을 쥐어봤다.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 마찰, 땀, 습기 등을 견디는 강한 내구성을 갖췄다. 핸들이나 시트처럼 운전자와 직접 접촉하는 부위는 촉감이 중요하다. 때문에 그동안 가죽을 대체하는 게 쉽지 않았다.

차량 실내부품에 사용하는 가죽을 신소재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BMW그룹은 내년 출시 예정인 미니(MINI)에 ‘비건 인테리어’를 적용할 계획이다.

가죽과 유사한 특성의 신소재로 만든 핸들(스티어링 휠). 이용상 기자

또 다른 진열대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배터리 케이스 2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직원이 각국 기자에게 문제를 냈다. 하나는 알루미늄으로, 다른 하나는 2차 소재(재활용 소재)로 만들었는데 구분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자신 있게 답하는 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우베 쾰러 BMW그룹 인테리어 개발 책임자는 “2차 소재로 전환할 때 외관, 촉감, 기능 등에서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차 소재 확보를 위한 BMW의 노력은 전방위적이다. 마크 자우버 BMW그룹 지속가능성 담당 대변인은 이날 저녁 뮌헨의 한 식당에서 “유리병을 재활용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순환경제는 이미 우리 일상 속에 있다. BMW는 순환경제를 위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하는 배터리 케이스, 왼쪽은 90% 이상 2차 소재를 사용했고 오른쪽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이용상 기자

커다란 선인장 잎이 눈에 띄었다. 멕시코에서 가져왔다고 했다. 바로 옆에 있던 대체 가죽을 이 선인장 잎으로 만들었다. BMW는 이 소재를 보완해 내장재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대체 소재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합성피혁의 45% 수준에 불과하다. BMW는 동물성 원료를 대체할 소재 개발을 위해 여러 스타트업과 손잡았다.

멕시코에서 가져온 선인장 잎과 이걸로 만든 대체 가죽. BMW그룹 제공

BMW는 전 세계 여러 항구와 계약을 맺고 폐어망, 밧줄 등의 해양 폐기물도 수거한다. 여기서 재활용 플라스틱을 추출해 2025년 생산하는 뉴 클래스(Neue Klasse) 제품군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런 노력으로 2030년까지 차량 제작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 줄이겠다는 목표다.

뮌헨=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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