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母 살해’ 보복 아니라는 이석준… 재판장 “상식에 맞나”

항소심 첫 공판
이씨는 심리 문제 등 이유로 불출석

스토킹 범죄로 신변보호를 받는 여성의 가족을 찾아가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석준(26)이 항소심 공판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복 성격은 인정하지만 피해자 어머니에 대한 보복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보복살인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재판장은 “법리를 떠나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라”며 질타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문광섭)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강간상해, 불법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변호인은 공판에 앞서 재판부에 이씨의 범행에 피해자 어머니에 대한 보복 목적은 없었다는 입장을 재차 전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자신이 저지른 스토킹 범죄로 신변보호를 받던 A씨의 집을 찾아가 그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남동생을 중태에 빠뜨린 혐의로 체포됐다. 범행 닷새 전 이석준은 A씨를 자택에 감금·성폭행하고 해당 장면 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는데, A씨 부모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성폭행 혐의로 신고를 당하자 이씨는 A씨 부모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생겼다. 여기에 범행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보복 목적으로 살인 범행을 준비했다”며 그를 구속 기소했다.

재판장은 이씨 측 변호인에게 “보복 대상과 피해자가 일치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A씨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B를 살해했을 때 그 두 사람이 관련성이 없는 남남이라면 보복살인이 아니겠지만 이 사건에서 두 사람은 가족관계이지 않느냐. 가족이 해를 입음으로 인해 그 피해자는 얼마나 슬프겠나”라고 말했다.

재판장은 “제가 결론을 내렸다는 말은 아니다”면서도 “어려운 법리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그 논리가 상식에 맞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이씨는 이날 1심 판결에 대한 부담감, 후회 등 심리적인 문제를 이유로 공판에 불출석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오전에 접견을 다녀왔다”며 “다음 재판 기일에는 확실히 출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불출석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재판장은 “다음부터는 (불출석시) 피고인의 평소 생활에 대한 구치소 의견서도 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피고인이 정말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속된 말로 꾀병인지를 판단하기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