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왜 자기 털을 먹고 토할까? [개st상식]


고양이를 기르다 보면 종종 손가락 굵기의 털뭉치를 게워내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보호자들은 건강에 이상이 생겼는지, 혹은 몰래 나쁜 걸 주워 먹은 건 아닌지 의심합니다. 매번 토사물을 치워야 하니 위생문제도 있죠.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건 고양이의 자연스러운 습성이니까요. 고양이들은 자신의 털을 스스로 핥아 삼키는 그루밍 행위를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소화기관에 쌓인 털을 짧게는 2일에서 길게는 1개월마다 게워냅니다. 이때 고양이가 뱉은 털뭉치를 헤어볼이라고 부릅니다.

고양이가 규칙적으로 헤어볼을 배출한다면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헤어볼을 전보다 자주 뱉거나 설사나 변비 등 소화불량 증상을 함께 보인다면 건강 이상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반려동물 전문가들의 연구 공유사이트 펫엠디(PetMD)에 소개된 헤어볼의 특성을 소개합니다.

고양이는 왜 털을 핥을까

고양이에게 털은 체온을 유지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방어 수단입니다. 그래서 고양이는 하루 수차례 자신의 혓바닥으로 털을 핥아 삼키는데요. 고양이 혓바닥에는 수천 개의 갈고리 모양의 돌기가 달려있어서 죽은 털을 솎아내기 유리합니다. 죽은 털이 뽑혀나간 자리에는 며칠 뒤 새로운 털이 자라나죠.

고양이가 삼킨 털은 어떻게 될까요? 대부분은 문제없이 소화기관을 통과하고 털 일부가 위벽 등에 달라붙어 헤어볼이 됩니다. 고양이는 헤어볼이 일정 크기가 되면 뱉어냅니다. 헤어볼은 배출되면서 좁은 식도를 통과하므로 둥근 공 모양이 아니라 손가락처럼 길쭉한 경우가 많습니다.


고양이는 나이가 들수록 그루밍에 능숙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어미 젖을 무는 생후 8주까지는 부모의 빗질을 받고, 젖을 떼는 9주째에는 스스로 그루밍을 합니다. 털이 짧은 고양이라면 어릴 적에는 그루밍을 하지 않다가 생후 6개월부터 뒤늦게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고양이들은 노년기에 해당하는 8살 전까지는 그루밍과 헤어볼 배출을 합니다.

헤어볼, 평소와 다르다면 건강에 적색신호

고양이의 건강을 관리하고 싶다면 보호자는 헤어볼을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헤어볼을 관찰하면 고양이의 스트레스 지수, 소화기관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헤어볼의 이상 징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펫엠디는 ▲고양이가 전보다 자주 토하는데 헤어볼은 뱉지 않는 경우 ▲식욕부진 및 무기력증 ▲변비나 설사에 시달리는 경우 중 하나라도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에게 연락하도록 권고합니다.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거나 해로운 물질을 삼켰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만약 고양이가 털을 2~5일 간격으로 토한다면 빈도수가 많은 편입니다. 이럴 때 보호자가 도움을 준다면 헤어볼을 토하는 빈도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우선 보호자가 직접 고양이를 빗질해주는 겁니다. 특히 털이 많이 자라는 배, 등 위주로 꼼꼼하게 빗질하면 고양이가 삼키는 털의 양이 90%가량 줄어들 겁니다. 고양이는 어릴 적 어미에게 그루밍을 받던 기억이 있어 보호자가 빗질을 해주면 무척 좋아할 겁니다.

고양이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미용과 목욕은 최대한 삼가야 합니다. 펫엠디에 따르면 고양이 목욕과 미용은 6개월마다 한번씩 하는 것이 적당한데요. 이보다 자주 하면 고양이가 스트레스로 인해 그루밍 횟수를 크게 늘릴 겁니다. 만약 고양이의 그루밍 횟수가 크게 늘었다면 미용과 목욕을 자제하고 대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놀이를 많이 제공해야 합니다.

맞춤형 사료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해당 제품들은 내장에 쌓인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는 섬유소 함량이 많은데요. 고양이가 삼킨 털뭉치가 소화기관을 통과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오메가3와 오메가6는 고양이의 털을 윤기 있게 만들고 털빠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으니 관련 영양제를 따로 챙겨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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