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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살인’ 김병찬 2심서 징역 40년…“반성문 뉘우침 없어”

재판부 “반성문을 보면 ‘백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모든 게 제 잘못으로 치부되는 게 안타깝다’는 내용있어”

'신변보호 여성 살인' 피의자 86년생 김병찬. 뉴시스, 경찰청 제공

‘전 여자친구 보복살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던 김병찬이 항소심에서 5년형이 늘어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규홍)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의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15년 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유지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치밀한 계획 하에 (피해자를) 잔혹하게 보복살해했다”며 1심 때와 같이 김병찬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김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김씨는 보복살인이 아닌 우발적인 살인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자가 접근 금지 등을 신청한 데 격분해 보복할 목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피고인이 1심에서 제출한 반성문을 보면 ‘백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모든 게 제 잘못으로 치부되는 게 안타깝다’는 내용이 있다”며 “항소심에선 보복 목적이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는 점에 비춰봐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량이 다소 가볍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유가족은 선고가 끝난 후 “(김병찬은) 일상을 불안으로 만든 사람”이라며 “(피해자가) 가족들한테 말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접근금지명령 신청도 받고 검찰이 조치를 취했는데도 찾아와서 죽인 거다. 시스템적으로 (피해자를) 못 지킨다고 밝혀진 것이어서 더 불안하다”며 “관련 법이 제정되고 시스템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병찬은 지난해 11월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A씨는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로 긴급구조 요청을 보냈으나 경찰은 12분 뒤에 도착했고, 얼굴 등을 심하게 다친 상태로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김병찬은 다음날 대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김병찬이 A씨의 스토킹 신고 등에 앙심을 품어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보고 보복살인 등 혐의를 적용했다. 휴대전화 등 디지털포렌식 결과 범행 방법과 도구 등을 검색한 사실이 파악됐다. 보복살인은 단순 살인보다 형량이 높다.

한편 김병찬은 과거 A씨에게 상해를 입히고 감금하거나 차량 등 주거지에 침입한 혐의, 접근금지 조치를 어기고 연락한 혐의 등도 받는다.

지난 6월 1심은 김병찬이 흉기와 살해 방법을 미리 조사·준비했다며 계획적인 보복 살인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김병찬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도 함께 명령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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