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범 잡은 고교생 “놓치면 안될 것 같아…일단 행동”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환승계단에 설치된 서울 중부경찰서의 불법촬영 범죄예방을 위한 래핑 홍보물. 뉴시스

한 지하철역에서 등교하는 여학생의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하던 남성을 붙잡은 고교생이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해 그냥 먼저 행동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여학생을 뒤에서 불법 촬영하다 들킨 30대 남성 B씨가 증거를 없애려 휴대전화를 벽에 내리찍는 장면을 영상으로 남기는 등 기지를 발휘한 A 군 이야기다.

A군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등굣길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여자분이) 남자분을 잡고 있는 걸 봤는데, 남자분이 잡은 손을 뿌리치려고 하셔서 제가 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A군은 B씨의 범행을 처음 목격한 C양이 “지금 뭐 하는 거냐”며 그를 붙잡는 것을 목격하고 C양을 도와 함께 범인을 붙잡았다.

A군은 “경찰관이 오길 기다리는 중에 남자분이 증거인멸을 하시길래 한 손으로 남자분을 잡고 한 손으로 증거 인멸하는 장면을 찍었다”고 말했다. 당시 가해자는 “아무 말 안 하고 계속 한숨만 쉬더라”고 A군은 설명했다.

A군은 당시 상황이 무섭지는 않았냐는 진행자 질문엔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행동으로 옮겼다”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행동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안 하지는 않았지만 그 상황에서 가장 우선 생각 들었던 게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냥 먼저 행동을 이어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가 현장에서 증거를 없애려 휴대전화를 벽에 내리찍는 모습을 C군이 촬영했다. TV조선 화면 캡처

등굣길이었던 A군은 몰카범을 잡은 뒤 정상 등교했다고 한다. 그는 “학교(선생님)에 말씀드렸더니 정상 (등교) 처리해 주셨다”며 “보시는 선생님마다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며 웃었다.

부모님 반응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잘했다고 칭찬하셨는데 나중에 그런 일이 있으면 (가해자가) 흉기 등을 들고 다닐 수 있어 위험할 수 있으니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며 “그럼에도 자랑스러워하셨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여동생이 있는 A 군은 ‘내 동생이 저런 일 당할 수 있는, 내 일처럼 생각하면서 뛰어들었구나’라는 말에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고 가족이다. 지나치지 마시고 꼭 도와주길 바란다”는 당부도 남겼다.

그는 앞서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제 여동생이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정말 화날 것 같아서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행동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은 전날 불법 촬영 등 혐의로 B씨를 입건하는 한편 파손된 휴대전화 복구와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서지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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