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연상’ 대학 축제 메뉴판…징계는 어떻게?

대학 “학생 회장 등 관련 학생 징계할 것”
학생 “잘못은 인정하나 관리 소홀 책임 있어”

대전의 한 대학교 축제에서 논란이 된 선정적 문구.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선정적인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을 빚은 대전지역 한 대학교 학과의 학회장이 징계 절차를 받게 됐다. 이 가운데 상황을 모두 지켜본 한 학생이 “잘못한 건 맞지만 억울한 부분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 A씨는 23일 CBS와의 통화에서 “해당 음식 부스는 논란을 일으킨 학생들이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고 오후 1~2시쯤 자발적으로 철거했다”며 “축제 첫날인 21일 총학생회에서 주류 판매 단속을 위해 수시로 다녔지만 한 번도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 그날 정상적으로 영업을 마치고 나서 이제야 공론화가 되니까 자기들은 빠지고 해당 학생들만 처벌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란을 일으킨 학생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축제를 주최한 학교나 총학생회의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적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현수막을 보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인력 부족의 문제로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다.

다만 대학 측의 경우 문제의 부스를 확인했는지 파악되지 않았다. 해당 대학 홍보실장과 학생문화팀장은 “21일 당일에도 축제 점검차 학교 직원들이 순찰했다. 해당 현수막이 천막 안에 있어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대학의 특정 과가 운영하는 축제 부스의 현수막과 메뉴판 사진이 퍼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21일 오후부터 운영된 음식 부스의 현수막에는 빨간색 글씨로 ‘오빠 여기 (가격이) X 것 같아’라고 쓰여 있었다. 메뉴판에는 음란물을 연상시키는 문구가 가득했다. ‘[국산]’ ‘[서양]’ ‘[일]’ 등 음란 동영상 제목에 흔히 쓰이는 양식을 차용해 메뉴 이름 앞에 걸었으며 가격을 나타낸 숫자 옆에는 동영상 용량 기가바이트를 의미하는 ‘GB’ 단위 표기가 돼 있었다.

이에 22일 오후 1시쯤 대학 익명 커뮤니티에 ‘도대체 이 부스는 어떤 XXX과에 만든 거냐’는 글과 해당 주점의 사진이 올라와 문제가 제기됐다. “메뉴판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 어린이까지 모이는 곳에서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등의 비판이 잇따랐고 해당 현수막은 22일 오후 바로 제거됐다. 또 대학 측과 총학생회 측은 이날 모든 학과 주점 부스를 철거했다.

대학 측은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문제가 불거진 학과의 학생회장 등을 조사해 관련 학생들을 징계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축제를 주관하는 총학생회에서도 주점 내 종이박스로 적은 메뉴판 등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며 “많은 교우에게 불쾌감과 성적수치심을 안긴 것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징계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내 총학생회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과의 의미에서 축제 기간 캠퍼스에 설치된 모든 주점을 철거했다”고 전했다.

현재 총학생회 측은 해당 학과와 함께 공식 사과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공개 사과도 할 계획도 밝힌 상태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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