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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특정대학 우대’ 하나은행, 피해자에 5000만원 배상하라”

특정 대학 출신 우대에 최종 불합격
사측 “재량권 존중”…法 “공공성 있어”


법원이 하나은행에게 특정 대학 출신을 우대하면서 면접에서 탈락하게 된 지원자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나은행은 채용은 사기업의 재량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금융기관의 공공성에 무게를 둔 모양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재판장 김경수)는 지난 21일 원고 A씨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하나은행이 A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A씨는 2016년 하나은행의 블라인드 채용에 응시해 서류심사, 인·적성검사, 합숙·임원면접을 거쳐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당시 인사부장을 맡았던 B씨는 합격자 명단을 보고, 상위권 대학 출신 합격자들의 합격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특정 대학 출신과 채용 추천을 받은 지원자 14명이 합격권에 들어가며 A씨는 최종 불합격했다.

이후 채용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A씨는 하나은행을 상대로 합격 시 받았을 임금 일부와 정신적 위자료 총 2억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나은행 측은 채용이 은행의 재량권 범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정 대학 출신의 지원자들이 부족해 대학별 균형을 고려한 조치이며, 사기업이라는 점에서 특정 대학을 우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채용절차가 인사권자에게 재량권을 부여하는 영역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채용 과정이 상당히 진행됐다면 응시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인사권자의 행위는 위법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하나은행의 경우 일반적인 사기업과 달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고,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등 국가로부터 감독과 보호를 받는 금융기관이라는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피고의 인수·합병 과정 등에 비추어보면 금융기관으로서 높은 정도의 공공성을 갖고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무를 부담하고 있다”며 “신입 행원 채용에 있어서도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 등을 준수해 사회통념상 공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게 절차를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최종 고용까지 일부 절차를 밟지 않았던 만큼 은행과의 고용관계가 성립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임금 부분에 대한 배상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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