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미·필리핀, 군사훈련 확대… ‘중국 대만 침공 대비’


미국과 필리핀이 대만 국경 인근을 포함한 남중국해에서 양국 합동 군사훈련 규모를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친미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필리핀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한 군사협력 강화에도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 고조가 주변국들의 안보 위기를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마이클 로지코 필리핀 연합훈련센터 소장은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내년 양국 합동 군사 훈련인 ‘발리카탄’에 1만6000명의 병력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대만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루손섬 북부 지역 등에서 공동 작전을 위한 전면적인 전투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3월 발리카탄에 사상 최대인 89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례 합동 군사훈련을 펼쳤다. 이 규모를 내년 1만60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양국은 이번 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주최하는 연례 안보 협의회에서 군사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무장관과 호세 파우스티노 필리핀 국방장관은 29일 양자회담도 개최한다.

FT는 “필리핀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대만 주변에서 증가하는 중국의 군사 활동이 필리핀을 불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루손 북부 지역은 중국의 대만 침공 때 미국의 군사 보급선을 위한 요충지로 꼽힌다. 루손섬 최북단에서 대만까지는 120㎞에 불과하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당시 중국의 군사 위협이 증가하자 미 7함대 소속 핵 추진 항모인 로널드 레이건 함은 루손섬 북서쪽에서 항해하며 경계 태세를 취하기도 했다.

FT는 “전·현직 필리핀군 관리들은 전시 상황에서 미군이 대만에 군수품을 보급하는 데 가장 적합한 통로가 자국이 될 것으로 봤다”며 “미국과 필리핀은 이에 대한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마뉘엘 바티스타 전 필리핀 군참모총장은 “우리는 미국의 동맹국이며 전략적 위치에 있다. 대만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가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동아시아 전문가인 그레고리 폴링은 “대만 시나리오에서 필리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필리핀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심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필리핀 내부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를 방문해 “필리핀은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을 바라본다. 미국이 동반되지 않은 필리핀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친중 노선을 강조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행보와는 결이 다르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21일 유엔총회 때 마르코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진행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양자회담 대상은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와 마르코스 대통령 둘 뿐이어서, 중국 견제 노선에 필리핀을 끌어들이기 위한 구애 차원으로 해석됐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지역 및 세계 안보와 번역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왕 부장은 “미국은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과 ‘하나의 중국’ 원칙에 정확하게 복귀하고, 각종 대만 독립·분열 활동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가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