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노인·환자·장애인에 점령지 주민까지 징집

당뇨·뇌혈성 뇌졸중 앓는 63세 남성 동원
러시아 국영 언론도 지적… 하원의장 인정

러시아 키로프에서 군 동원 시설에서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징집된 남성들이 모여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노인, 환자, 장애인을 군 부분 동원령 대상에 올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 정부가 노인, 환자, 장애인처럼 군 복무에서 면제됐거나 적합하지 않은 인원까지 징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러시아투데이의 마르가리타 시모냔 편집국장이 지난 24일 트위터에 올린 부적절한 징집 사례에서 당뇨병과 뇌혈성 뇌졸중을 앓는 63세 남성, 척추 골절로 인공 뼈대로 신체를 고정한 35세 남성이 포함됐다.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 병력을 징집하고 출국 제재한 정황도 포착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자포리자에서 영토 편입 주민투표를 진행하는 동시에 전장으로 나갈 남성을 징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 모든 18~35세 남성의 이탈은 금지됐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만 인정하는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에서도 러시아군 입대를 위한 병력 동원이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군 부문 동원령에 저항하는 집회 참가자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경찰의 진압에 쫓겨 달아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러시아에서 군 동원령이 발동된 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안에서 동원령에 저항하거나 탈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정부가 다음주 중으로 출국 금지령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시민에게 전쟁을 강요하는 것은 불복하는 시민을 없애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정례연설에서 러시아군에 점령된 4개 지역의 자국민을 향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러시아의 군 부분 동원령은 피하라”고 당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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