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환율 하루에 22원↑…“코스피 2000 갈수도”

원·달러 환율 하루 만에 22원 올라
증시 비관론도 확산…“코스피 저점 더 낮출 수도”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등하며 13년 6개월 만에 1430원대까지 오른 채 마감했다.

원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도 차갑게 얼어붙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3%대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5% 넘게 하락하며 700선이 붕괴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2.0원 오른 달러당 14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1400원대를 넘어선 후에도 꺾이지 않고 지속해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한 번 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 현상이 지속되면 환손실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가는 흐름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06포인트(3.02%) 내린 2220.94로 종가 기준 지난 2020년 7월 27일(2217.8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36.99포인트(5.07%) 내린 692.3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이 7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0년 6월 15일(693.15) 이후 2년 3개월여만이다.

투자 심리가 냉각된 상황에서 주요 종목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1% 내린 5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나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2.13% 떨어진 5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7.04%), 카카오페이(-4.16%), 카카오게임즈(-1.75%) 등 카카오 그룹주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일단 2200선 수준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서 코스피가 저점을 더 낮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환율, 고유가, 고금리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3고(高) 지수가 이달 현재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코스피가 2100 수준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경착륙, 침체 가시화에 따른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을 반영해 이번 하락추세에서 코스피 바닥을 2,050선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보다 5∼10% 줄어들면 코스피는 19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 긴축 정책 정점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주식 등 위험자산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