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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SLBM 대비했는데 北 SRBM으로 저강도 도발…美 의식했나

北, 도발 여파 고려해 수위 낮췄을 수도
SLBM 카드는 유효…‘간보기’했을 가능성

북한이 동해상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2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북한이 2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며 도발 수위를 낮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우리 정부는 북한 잠수함 관련 시설이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SLBM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직전 공군 1호기 안에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북한의 SLBM 도발을 대비했다.

그러나 북한은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SR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미국을 의식해 저강도 도발로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부산 입항과 이를 계기로 동해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반발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그 여파가 커질 것을 우려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SLBM 카드를 완전히 접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번 SRBM 도발이 SLBM을 쏘기 전 소위 ‘간보기’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확장억제(핵우산)를 강화하겠다는 한·미가 SRBM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본 뒤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수순을 북한이 계획했을 수도 있다.

SLBM은 물속에서 잠수함에 실려 발사되기 때문에 탐지가 어렵다. 이론적으로는 한반도는 물론 괌 미군기지까지 핵무력 전개가 가능해 한반도 안보 지형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북한은 아직 실전에서 SLBM을 운용할 잠수함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신형 잠수함 진수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되는 등 전력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 훈련과 중국 당대회 일정(10일 16일 개막) 등을 고려해 신형 SLBM ‘북극성-4형’과 ‘북극성-5형’의 시험 발사 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북한 주요 관영 매체들은 전날 이뤄진 SRBM 발사 관련 보도를 일절 하지 않았다. 정확한 제원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한·미가 정보 판단에 어려움을 겪도록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미사일 고도화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관련 사실을 은폐하고 모호하게 남겨두는 것이 자신들에게 더 효용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전에 시험 발사했던 미사일이어서 굳이 또 공개할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지난해 3월 시험 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을 이번에 재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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