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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국장 내일인데…여전히 거센 ‘국장 반대’ 여론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이틀 앞둔 25일, 시민들이 도쿄에서 국장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본에서 여전히 국장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 진행에 들어가는 예산이 과도하다는 비판부터 국장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까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은 27일 오후 2시부터 도쿄 일본 부도칸에서 진행된다. 장례식에는 전세계 218개국에서 약 700명의 인사가 참석할 전망이다. 일본 텔레비전 방송사들은 이를 생방송으로 중계하며, 더불어 아베 전 총리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등 장시간 특별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국장이 유례없이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치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반대 이유로 대규모의 국비가 투입된다는 점이 꼽힌다.

요미우리 신문은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진행하는 데 총 16억 6000만엔(한화 약 165억원)이 쓰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중 절반가량인 8억엔이 경호비로 사용되고, 35%인 6억엔이 접대비로 사용된다. 국장 진행 예산의 약 85%인 14억엔(약 140억)이 접대와 경호로 사용되는 셈이다. 경호팀이 용의자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해 아베 전 총리가 총격범에 의해 사망한 만큼, 이번 국장 경호에 특별히 만전을 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국장 예산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치러진 올림픽에서는 당초 계획된 예산의 약 2배인 130억 달러(약 18조원)가 지출돼 실제 국장에 지출될 금액 역시 예산 보다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을 하루 앞두고 일본 됴코의 부도칸에서 자위대원들이 예행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전 총리의 ‘국장’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전액 정부 예산으로 치르는 일본 국장은 주로 황실의 일원이 사망한 경우에 진행됐다. 전직 총리에 대한 국장은 1967년 10월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이후 55년 만이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다.

이 때문에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진행하는 게 맞느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더군다나 아베 전 총리는 누구보다 공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정치인이다.

아베 전 총리는 2006년 처음 총리로 당선된 이후 2012년부터 2020년까지 3연임을 달성하며 총 4번의 총리직을 맡았다. 그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 간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Quad) 창설에 주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쿼드는 아시아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로 불리며, 중국을 견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아베는 2014년 총리로 재직할 당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헌법에 명시된 ‘전쟁권을 포기한다’는 조항을 재해석해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전수방위(공격은 하지 않고 오로지 방어만 한다) 원칙을 고수하던 이전과 달리,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게 되면 일본이 공격받기 전에도 해외 무력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반대하며 행진한 시위대는 ‘아베가 이 법안을 통해 일본을 전쟁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도쿄 소피아 대학교 코이치 나카노(中野 晃一) 정치학 교수는 이에 대해 “공이든 과든, 헌법에 반하는 방식이었고 민주주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BBC에 전했다.

게다가 그의 사후 자민당과 통일교의 유착 관계까지 드러나면서 국장에 우호적이던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아베 전 총리가 총격범에 의해 사망했을 당시에는 국장 진행 찬성과 반대 여론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베가 통일교와 관련 있다고 생각해 총을 쐈다’는 총격범 진술 이후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가 밝혀지자 국장 반대 여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후 자민당 의원 379명 중 179명이 통일교와 교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이유로 국장에 반대하는 크고 작은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국장을 반대하는 이들은 25일 도쿄 시내에서 “사이비 종교 추종자에 대한 국장을 반대한다”는 팻말 등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국장에 반대하는 70대 남성이 도쿄 총리실 근처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또 지난 19일 도쿄 요요기 공원에서는 약 1만 3000명이 모여 국장 반대 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성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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