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 화재, 소화전·스프링클러 작동안돼” 현장 증언

이흥교 소방청장이 26일 오후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을 찾아 지하층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소방청 제공, 연합뉴스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초기 방재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현장 소방대원들의 증언이 나왔다. 건물 내부에 설치된 ‘소방 펌프’가 꺼져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화재 당시 초기 진압에 나섰던 소방대원 A씨는 “옥내 소화전을 통해 초기 진화를 하려 했으나, 물이 나오지 않았다”며 “어쩔 수 없이 소방차에 있는 호스를 끌어다 와서 불길을 진압했다”고 26일 조선비즈에 밝혔다.

그는 “옥내 소화전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건물 내부 소방 펌프가 꺼져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초기 방재 설비가 제대로 작동한 건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방대원 B씨는 “건물 바깥까지 연기가 솟구칠 정도면 지하실 전체에서 스프링클러가 가동해야 하는데 초기 진압을 나간 다른 대원들도 스프링클러가 작동된 걸 보진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B씨는 “초기 방재 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사상자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방재 시설 작동 여부를 꼭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26일 오전 대전 현대아울렛에서 불이나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화재 초기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 대전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소방 당국은 초기 방재 설비 작동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승한 대전 유성소방서 현장대응 2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조대원이 도착했을 때 바닥에 물이 차 있었다”고 했지만, 현재 소방 당국의 공식 입장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방 관계자는 “현재는 인명 피해를 수습하는 단계여서 아울렛 내부 방재 시설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며 “내일(27일) 합동 감식을 해야 초기 방재 시설의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매체에 밝혔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26일 오전 7시45분쯤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모두 하청업체와 외부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로, 개점 전 준비를 위해 새벽부터 업무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영업시간 전이라 일반 고객은 없었다.

불은 지하주차장 지하 1층 하역장 근처에서 불꽃이 치솟으면서 시작됐다. 목격자는 “‘딱딱딱’ 소리가 들렸는데, 얼마 되지 않아 하역장 끝편에서부터 검은 연기가 급격하게 많아졌다. 순식간에 내가 있는 쪽으로 몰려와 급히 대피했다”고 진술했다. 하역장 인근 종이박스, 의류 등 적재물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3만3000㎡ 규모의 지하층 안이 30초 만에 연기와 유독가스로 가득 찼다.

26일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화재로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하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 가스로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사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연합뉴스

소방 당국은 중앙119구조본부와 대전 인근 세종·충남·충북·전북 4개 시·도 9개 구조대가 출동하는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등 126명과 장비 40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날 오후 1시10분쯤 큰 불길을 잡고, 화재 발생 7시간20분 만인 이날 오후 3시2분쯤 진화를 완료했다.

화재 원인과 관련해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은 정확한 화재 원인·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27일 오전 합동 감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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