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역 실종男 추정 ‘하반신 시신’…범죄 가능성 있나

이수정 “극단 선택·추락 가능성 적어…범죄 가능성 배제 어려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KBS 유튜브 채널 캡처

최근 강화도 갯벌에서 발견된 하반신 시신이 지난달 서울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남성의 시신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범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26일 KBS ‘용감한 라이브’에서 “범죄 피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인천해양경찰서는 인천시 강화군의 한 갯벌에서 낚시객이 20, 30대 남성으로 보이는 신체 일부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반신만 남은 시신의 상당 부분은 부패한 상태였으며 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 가양역 근처에서 실종된 20대 남성 A씨의 가족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시신의 옷과 신발이 실종 당일 A씨가 입고 나간 것과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그 시신이 A씨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7일 가양역에서 가양대교 방면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CC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의 휴대전화는 오전 2시30분쯤 여자친구와의 통화를 끝으로 전원이 꺼졌다.

이를 두고 이 교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로 범죄 피해를 염두에 두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시신 훼손을 세세하게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의 말에 따르면 (실종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고, 새벽 2시30분쯤 여자친구와 통화한 기록도 있다. 여자친구도 특이한 정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 같고 사고 가능성, 본인 과실로 인한 추락 가능성도 생각해봄 직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A씨 본인 과실로 인한 추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때는 비가 오지 않았다”며 “멀쩡한 성인 남성이 길을 가다가 추락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태풍 등 자연재해 때문에 시신이 훼손됐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서해안이 조수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에 만약 시신이 흘러가다가 부패가 많이 진행되면 한강 그물 같은 것에 걸려서 분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신에서 발견된 척추뼈들이 어떤 형태로 훼손됐는지를 국과수에서 아마 확인할 것”이라며 “인위적인 흔적이 남아 있다면 범죄 사건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물속에서 (시신이) 부패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된 경우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A씨(25)는 지난달 7일 새벽 1시30분쯤 서울 공항시장역 근처에서 지인들과 헤어진 후 실종됐다. 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것은 이날 새벽 2시15분쯤으로, 가양역 4번 출구에서 가양대교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가양역 인근 CCTV에 잡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의 가족들은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이 교수는 “성인 실종은 본인의 의사에 반해 실종됐다는 확증이 없어서 가출로 간주를 많이 한다”며 “이 실종 남성은 20대 중반이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되진 못하고 처음부터 가출 처리가 된 듯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가출 처리가 되면 위치추적, 카드 사용 내역과 같은 개인정보를 수사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A씨의 동거가족과 여자친구가 ‘별다른 가출 이유가 없다’ ‘실종 직전에 통화를 했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는 점을 들어 “그런 것들을 수사했다면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현재 해당 수사를 맡은 서울 강서경찰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경찰 측은 DNA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2주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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