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은 아프리카 강호 카메룬을 꺾고 환호했지만, 미드필더 이강인(21‧마요르카)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았다. 이강인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2경기 연속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가진 친선경기에서 전반 35분 주장 손흥민의 헤딩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 0으로 승리했다. 스페인 마요르카 미드필더인 이강인은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합류했지만 벤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손흥민과 황희찬을 투톱으로 전방에 세우고 황인범 정우영 이재성에게 후방을 맡기는 공격 전술을 채택했다. 선발로 나선 중앙 미드필더는 손준호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은 전광판에 이강인이 노출될 때마다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출전을 기원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교체 카드로 사용하지 않았다. 후반전 중 권창훈, 나상호, 황의조, 정우영이 차례로 투입됐다. 후반 36분 부상을 당한 황의조를 대신해 백승호가 들어갔다. 백승호가 벤투 감독의 선수 교체에서 마지막 선택이었다.



그렇게 경기 종료를 알리는 호각이 울렸고, 이강인은 벤치에서 조끼를 입은 채 경기를 마쳤다.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2대 2로 비긴 친선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결장했다. 벤투 감독은 훈련부터 이강인을 중앙 미드필더, 측면 공격수로 위치를 바꾸며 실험했지만 실전으로 투입하지는 않았다.

이 경기는 9월 마지막 A매치인 동시에 오는 11월 개막하는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유럽파를 모두 불러 실전 전력을 점검하는 마지막 기회였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본선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로 이동하기 전 출정식을 겸한 친선경기를 치를 계획이지만, 유럽 리그의 시즌 중인 만큼 K리거와 아시아 프로팀 소속 선수 위주로 차출할 가능성이 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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