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셀 쏟아졌다… 국내 증시 신저가만 ‘1103개’

‘킹달러’에 애플발 악재까지 韓증시 직격탄
코스피시장 42.9조, 코스닥시장 11.2조 증발

국민일보DB

미국의 긴축 쇼크에 이은 달러 강세 심화로 28일 절반에 가까운 국내 증시 상장사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국내 양대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1103개에 달한다. 하루 동안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54조원가량이 증발했다.

코스피는 이날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거래를 종료했다. 연저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종가 기준 2020년 7월 10일(2150.25)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코스피가 22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도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4원 오른 1439.9원에 마감했다.

각종 우울한 기록이 쏟아지며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451개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는 총 935개다. 상장사 절반에 가까운 48.2%가 최저가를 쓴 것이다.

삼성전자는 6거래일 연속,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는 9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대형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8만500원까지 하락하며 5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썼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 수는 91개, 내린 종목 수는 823개였다. 시총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삼성전자(-2.40%), LG에너지솔루션(-2.36%), 삼성SDI(-3.92%), LG화학(-4.04%), 현대차(-3.49%), 기아(-3.46%), 카카오(-4.05%) 등이 일제히 2∼4%대 급락했다. SK하이닉스(-0.98%), 네이버(-1.96%)도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 상황 역시 비슷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4.24포인트(3.47%) 내린 673.87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5월 7일(668.17) 이후 약 2년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전제 상장사 43.2% 규모인 652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성장주로 대표되는 2차전지, 게임 종목들의 하락 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경기 우려가 부각되며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에코프로비엠(-3.43%), 엘앤에프(-4.98%), 카카오게임즈(-6.16%), 에코프로(-7.07%), 펄어비스(-7.03%) 등이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2.97% 급등한 26.59로 마감했다. 지난 3월 8일(28.95)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2조90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1조2000억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의 기록적인 낙폭 원인으로 미국 IT 기업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한 점을 꼽았다. 애플은 당초 하반기(6~12월)에 9000만대를 생산하려던 계획 외에 추가 600만대 증산 계획을 세웠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증산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증산 계획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종목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애플의 아이폰 수요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졌고, 달러화가 강세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증산 계획 철회 보도로 인한 IT 기업의 수요 위축 우려, 영국발 금융 불안에서 기인한 파운드화 약세와 위안화 약세 등 달러 대비 여타 상대 통화 약세에 따른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낙폭 확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날 증시의 급격한 움직임처럼 시장 혼돈기에 자주 출현하는 신용, 스탁론(주식담보대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반대매매 물량도 수급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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