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부담금 2억8000만원→1억…활성화엔 역부족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공급 촉진 효과 미미 우려

부담금 통보 84개 단지 중 38곳 ‘면제’
지방과 달리 서울 고액 부담금 여럿
같은 단지서도 보유 기간 따라 부담 달라
“공급 늘리려면 폐지 검토해야”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강남구 도곡동 개포한신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29일 발표한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부담금 예정액이 통보된 84개 아파트 단지 중 절반 가까이 부담금 면제 대상이 된다.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들의 부담금 부담이 경감되면서 주택 공급이 촉진될 수 있다고 정부가 기대하는 이유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여전히 1억원 이상 고액 부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단지가 적지 않다. 재건축 단지 간에도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재건축 조합 내에서 부담금 경감 혜택을 받는 조합원과 그렇지 못한 조합원 간 부담 차이로 사업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 구상대로 부담금 제도가 개선될 경우 전체 부담금 통지 84개 단지 중 45%인 38개 단지의 부담금이 면제된다. 부담금 면제 기준이 초과이익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지방의 재건축 단지는 현행 32곳에서 11곳으로 부담금 부과 대상이 대폭 줄어든다. 다만 서울은 부담금 부과 대상 단지가 28곳에서 23곳으로 상대적으로 면제 혜택을 받는 단지가 적다.

개선안이 적용되면 부담금 규모가 1000만원 이하인 단지 수는 현재 30곳에서 62곳으로 배로 늘어나는 반면, 1억원 이상 고액 부담금을 내야 하는 단지는 현행 19곳에서 5곳으로 줄어든다.


다만 실제 부과될 부담금 규모는 장기보유 등 각종 공제 여부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다. 국토부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에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5000만원인 한 지방의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는 10년 이상 장기보유에 따른 감면 등 적용되는 감면을 모두 발을 경우 360만원으로 무려 92.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 소유주의 경우 1가구 1주택 및 장기보유 공제를 받지 않더라도 부담금이 720만원으로 85.6% 줄어든다.


그러나 부담금 부과액이 2억8000만원인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는 장기보유 공제를 받지 못하면 1억원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감면율이 64.3%로 지방보다 적다. 이 아파트를 10년 이상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는 부담금이 4000만원이 된다.

다만 부담금 장기보유 공제를 위한 보유기간 산정 기준이 1가구 1주택자로서 해당 주택을 보유한 기간만 인정되기 때문에 한때 다주택자였던 소유주는 적용받기가 사실상 어렵다.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같은 단지 내에서도 억대 부담금을 내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면서 조합 내에서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재건축 부담금 개선에 따른 주택 공급 촉진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부담금 부담이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꺾이는 상황에서 재건축을 활성화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도 “재건축을 활성화하고 공급을 늘리려면 재건축 핵심 지역인 강남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 부담금 제도는 원래 재건축을 억제하려 만든 제도”라며 “민간의 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제도 자체의 폐지까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개선안이 법(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 사안이라 여소야대 국회의 문턱을 넘을지 불투명하다는 점도 변수다.

세종=이종선 심희정 기자, 이택현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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