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횡령하고 300억 날린 우리은행 직원 징역 13년

서울중앙지법, 우리은행 직원 전모씨에게 징역 13년 선고
옵션 투자 실패 등으로 횡령액 318억원 손실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직원 전모씨. 연합뉴스

6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직원이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조용래)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우리은행 직원 전모(43)씨와 동생(41)에게 각각 징역 13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형제에게 1인당 추징금 323억8000만원씩 총 647억여원을 추징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재판부는 “거액을 횡령해 죄질이 무겁고, 회사 시스템 자체를 위협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과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등에 비춰 엄중한 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씨 형제가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반성하면서 자수한 점 등이 양형에 고려됐다.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던 전씨는 2012년 10월∼2018년 6월까지 회삿돈 약 614억원을 빼돌려 주가지수옵션 거래 등에 쓴 혐의로 지난 5월 기소됐다.

전씨는 투자 실패로 전체 횡령액 중 약 31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횡령 과정에서 돈을 인출한 근거를 마련하려고 문서를 위조한 혐의, 동생과 공모해 횡령금 일부를 해외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선고를 앞둔 지난 22일 93억2000만원 상당의 횡령액을 추가로 확인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범행 방법이 다르거나 특정돼 있지 않다”며 변경을 불허했다.

검찰은 “이대로 선고할 경우 항소심에서는 제3자가 증여받은 금원은 추징할 수 없어 피해액을 회복할 수 없게 된다”며 변론 재개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전씨 형제가 부모와 지인 등 24명에게 총 189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이 확인한 횡령액 707억원(추가 확인 액수 포함) 중 전씨 형제가 투자 손실을 본 318억원을 제외하면 약 절반가량 자금의 행방이 확인됐다.

앞서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전씨는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대외기관에 파견을 간다며 허위로 구두 보고를 한 후 1년 가량 무단결근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파견을 간다는 전씨의 말만 믿고 파견 기관에도 별다른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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