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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기부금은 주는데, 中企 접대비 쭉 늘었다

세제 통계에서 드러난 ‘甲乙공화국’ 자화상

매출 1조↑ 기업 기부금 비율 2년 연속 하락
매출 100억↓ 기업 접대비 비율 5년간 상승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연 매출 1조원 넘는 기업이 내는 기부금 규모는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 매출 100억원 이하 기업이 접대비로 지출한 금액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고환율,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많이 버는’ 기업들의 지갑은 점점 닫혀가지만 상대적으로 ‘적게 버는’ 중소기업은 사업을 위해 점점 더 많이 접대해야 하는 고달픈 ‘갑을(甲乙) 공화국’의 한 단면이다.

3일 국민일보가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법인세 규모별 신고 현황 점유비 자료를 분석해 보니 2019년 3조4900억원이었던 매출 1조원 초과 법인의 기부금 납부액은 2020년 3조2953억원, 지난해에는 3조1236억원으로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법인의 기부금 중 이들 기업이 낸 기부금 비율도 2019년 66.0%에서 2020년 63.9%, 지난해는 59.4%로 계속 감소했다. 그나마 전체 법인이 낸 기부금 규모는 코로나 사태가 확산한 2020년 5조1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0억원 줄었다가 이듬해 5조2586억원으로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국내 전체 법인의 매출은 2017년(4661조1504억원)부터 지난해 5380조8714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법인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은 여전히 0.1%에 그쳤다.

법인세 실적 자료를 통해 기부금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건 기부금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세 당국은 기부금과 마찬가지로 접대비 규모 역시 파악해 세액공제를 한다. 사업과 직접 관계가 없는 대상에게 금전이나 물품을 지급하면 기부금으로, 사업 관련자에게 금전이나 물품을 주면 접대비로 간주한다. 기부금과 달리 접대비는 세액공제에 일정 한도를 둔다.

기부금에서는 매출 1조원 초과 기업 등 대기업 비중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대부분 대기업이 사회공헌 프로젝트 등을 운영하면서 기부금에서 대기업 비중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접대비에서는 중소기업 비중이 상당히 크다. 지난해 전체 법인의 접대비 중 매출 100억원 이하 법인이 지출한 접대비 비율은 55.5%였다. 이 비율은 2017년 50.4%에서 해마다 꾸준히 늘어왔다. 매출 100억원 이하 법인의 접대비 지출 총액도 2017년 5조3696억원에서 지난해 6조3172억원으로 4년 새 17.6% 증가했다.

서울 지역의 한 세무사는 “중소기업일수록 원청이나 거래처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보니 접대비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이 지출하는 접대비 규모도 2017년 10조6501억원에서 2020년 11조7468억원까지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에야 11조374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법인 전체 매출에서 접대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5년간 0.2%로 기부금 비율보다는 2배 높았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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