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하는 금융권… “대출시장 블루오션 공략, 금리인상기 부실위험은 ‘뇌관’”

은행권에서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 열풍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 관련 광고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주요 금융회사들이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용해오던 모델은 잠재적 수요자 등 ‘블루오션’을 발굴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 탓이다. 다만 부실 리스크 관리와 개인정보 과다이용 논란은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

지난 27일 카카오뱅크는 독자적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 11개 대형 기관과 3700만건의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토스뱅크도 각각 고유의 신용평가모형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기업 신용평가 부문에서 ‘비재무 객관화 모형’을 적용했다. KB국민은행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 모형 구축했고 하나은행·우리은행은 입출금 통장 거래내역·카드사 가맹점 정보 등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인사업자 모형을 개발했다.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성장한 대출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특히 기존 금융권 신용평가모형은 카드납부이력, 연체이력, 대출이력 등 금융정보만을 토대로 신용등급을 매기는 만큼 잠재적 수요고객 확보에 제한이 있었다.

그렇기에 금융이력은 부족하지만 상환 능력은 충분한 ‘씬파일러’를 발굴하기 위해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는 것이다. 규모가 커졌지만 경쟁도 심해진 대출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찾으려는 금융사들의 생존법으로 해석된다.

비금융정보는 상대적으로 최신 정보로 분류되는 만큼 금융사가 이를 토대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용이하다. 가령 대출은 연 단위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는 연체 여부를 알기 어렵다. 카드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통신·쇼핑·교통 등 정보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만큼 상환능력을 보다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은행의 비금융 사업부문에서 나오는 데이터도 대안신용평가모형의 핵심이다. 신한은행은 자체 배달앱 ‘땡겨요’의 고객정보를 적극 활용 중이다. KB국민은행도 알뜰폰 사업 ‘리브엠’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토스뱅크는 조만간 출시할 알뜰폰 사업에서 얻게될 통신정보를 기존 시스템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금융정보 이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의 가장 큰 약점은 부실 가능성이다. 현재는 정부의 대출상환연기 등 제도적 지원으로 은행권 연체율이 최저 수준(0.20% 내외)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만큼 부실화 리스크가 적지 않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있지 않은 비금융정보를 토대로 대출을 내줬을 경우 실제 회수가 가능할지가 관건이다.

현재 금융권이 반영하고 있는 ‘비금융 데이터’를 두고 과도한 개인정보 활용이 아니냐는 논란도 불을 지피고 있다. 또 해당 정보가 신용도를 평가하기에 적합한 성격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도 통일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대안신용평가모형의 신뢰도를 평가하기엔 이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윤영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달 발간한 관련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심화로 전통적인 신용평가 모형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비금융정보로 차주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대안신용평가가 부상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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