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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투자? 컨소시엄?… 손정의 방한에 삼성 ARM 인수 ‘급물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2019년 7월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ARM 인수 관련 논의를 위해 만난다. 지분 투자 또는 컨소시엄 구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재계에선 두 사람이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 주목한다.

손 회장은 지난 1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입국 목적을 묻는 질문에 “비즈니스”라고 짧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이번 방한기간에 이 부회장을 만나 ARM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측은 이미 ARM 인수 논의를 공식화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손 회장이 다음 달에 서울로 올 때 인수 관련 제안을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소프트뱅크는 삼성전자와 ‘전략적 동맹’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회동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오랫동안 알아오면서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의 미래산업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 받는 사이라는 점에서 두 기업이 함께 승자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결론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일단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ARM 단독 인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대신 삼성전자가 ARM에 투자해 지분을 일부 보유하는 방식의 ‘협력’에 무게를 둔다. ARM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위해 삼성전자의 투자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무산된 이후 IPO를 추진해왔다. 여기에 최근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올해 상반기에만 5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나빠져 ‘자금 수혈’이 절박하다. 소프트뱅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30% 감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알리바바 지분도 일부 매각해 자금을 마련했다.

ARM은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아마존 등에서 30년 넘게 재무 경력을 쌓은 제이슨 차일드를 영입했다. 그는 IPO 전문가로 알려진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IPO 실행을 주도하며 쌓아온 광범위한 경험은 앞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로선 어떤 형식으로든 ARM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둘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에서 약점로 꼽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외에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에서 컨소시엄 형태의 ARM 인수를 원한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이 부회장이 ARM 인수 논의를 외부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컨소시엄 구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통 기업 인수의 경우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철저히 비밀을 지키는데, 이번에는 인수 논의 자체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한편 손 회장이 이 부회장 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경영진과 회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은 올해 3월 “ARM 공동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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