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의 결전의 무대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카타르 월드컵은 11월 20일(현지시간) 개막해 12월 18일까지 중동 카타르 8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중동이라는 지역, 11월이라는 시기도 모두 사상 처음인 월드컵이다.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통산 11회)인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의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2002년 4강 신화를 쓴 한국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에 성공했으나 이후 3번의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두 번째 원정 16강을 위해선 포르투갈(9위), 우루과이(13위), 가나(60위)와의 H조 예선을 넘어야 한다.

4년 전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일찌감치 짐을 싼 한국 축구는 2018년 8월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장수 대표팀 감독이다. 의구심 속에서도 벤투 감독은 후방부터 공격을 전개해가는 ‘빌드업 축구’를 이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카타르는 4년의 성과를 보여줄 무대다.

벤투호를 향한 평가는 ‘공격은 준수, 수비는 물음표’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은 6월과 9월 A매치 총 6경기에서 매 경기 상대 골망을 흔들며 총 12골을 퍼붓는 화력을 선보였다. 최강 브라질전(1대 5) 대패 속에서도 황의조(올림피아코스)의 골로 자존심을 지켰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최근 A매치 5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다만 최근 부진한 벤투호 황태자 황의조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필수다.

수비에서는 최근 아시아선수 최초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있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조직력 문제가 평가전에서 여러 차례 드러났다. 베테랑 김영권(울산)이 조금씩 불안한 모습 보이고, 권경원(감바 오사카)도 완전한 대안으로 거듭나지 못했다. 특히 오른쪽 풀백 적임자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강인(마요르카)의 대표팀 승선은 미지수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무력시위를 하며 18개월 만에 9월 A매치에 소집됐으나 이강인은 끝내 경기에 투입되진 못했다. 하지만 A매치 이후 라리가 첫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전에서 맹활약하며 여전한 기량을 자랑했다. 세계 최고 공격수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에게 1골을 헌납하며 팀은 패배했지만, 이강인은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부상은 월드컵 직전 경계대상 1호다. 대표팀 김진수는 2014년, 2018년 두 대회 연속으로 부상으로 눈물을 삼켰고, 김민재 권창훈 염기훈 역시 부상으로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다. 1998년 간판 골잡이였던 황선홍이 부상에 울었고, 2006년 팀 핵심 이동국이 월드컵을 두 달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한 바 있다.

H조 상대들도 월드컵 막바지 준비 중이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는 9월 A매치에 모두 1승 1패를 기록했다. 16강을 위해선 가나를 무조건 잡야야 한다. 최약체로 꼽힌 가나는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이중국적 선수들을 대거 귀화시키며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급히 구성된 팀인 만큼 조직력이 허술하다.

우루과이전 승점 확보도 16강 진출의 관건이다. 루이스 수아레즈(나시오날),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페데리코 발데르데(레알 마드리드) 등이 버티는 우루과이는 9월 A매치에서 이란에 0대 1 충격패를 당한 뒤 캐나다에 2대 0 승리했다. 이란전 패배는 한국에도 희망이 될 수 있다.

H조 최강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부진하지만,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디오구 조타(리버풀) 주앙 칸셀루(맨체스터 시티)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슈퍼스타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벤투호는 오는 11월 최종 26인 엔트리를 발표하고, 국내파를 중심으로 한 차례 출정식 겸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후 14일 카타르로 향하고, 해외파는 현지에서 곧바로 합류할 예정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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