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선 안 될 성남FC 성과금… 대표는 “기억이 없다”

곽선우 전 대표, 검찰 진술
“후원금 유치, 우리는 하지 않았다”
전 공무원 공소장에 ‘이재명 공모’ 기재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16일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던 때의 성남FC 클럽하우스 모습. 검찰은 최근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과 전 두산건설 대표를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

성남FC 광고수입이 최대치였던 2015년 대표이사를 지낸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가 그해 일부 직원에게 수입 증대 성과금이 지급된 사실 자체를 최근까지 모르고 있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성남FC의 광고 유치 포상금 규정상 대표이사가 성과금 지급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했다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그는 후원금 유치는 성남시청이 주도한 것이라서 성남FC 직원이 성과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검찰은 2014~2018년 성남FC에 전달된 여러 기업의 금원 가운데 두산건설의 50억원을 성남시가 현안을 해결해준 대가로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제삼자뇌물죄로 기소했다. 지난달 말 기소된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의 공소장에는 해당 공무원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범행을 공모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곽 전 대표를 조사하며 이석훈 당시 홍보마케팅실장이 2015년 8월과 12월 각각 8500만원의 성과금을 지급받았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곽 전 대표는 “그만한 돈이 나갔다면 기억이 있어야 할 텐데 기억이 없다” “재직 시인데 기억이 안 나서 궁금하다” 등으로 진술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곽 전 대표의 관여 없이 성과금이 나갔다면 배임 등 또다른 문제가 파생될 수 있다고 본다. 2014년 11월 만들어진 성남FC의 ‘예산성과금 시행세칙’에 따르면 성남FC 대표이사는 지급 심사를 위한 심사위원회의 위원장 역할을 맡는다. 이 세칙이 이후 ‘세입성과금 지급지침’으로 고쳐지며 심사위원장은 성남시 국장으로 바뀐다. 하지만 그때에도 대표이사는 성과금을 지급할 주체로 규정돼 있다.

검찰은 성남FC의 영업·운영 형태가 다른 시민구단들과 달랐는지를 함께 살펴온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수사 과정에서는 성남FC가 과도한 정치적 행보를 보인다는 내부 문건, 여타 구단에 비해 유독 시청 측과 밀접하게 엮여 있다는 진술이 확보됐다. 곽 전 대표는 후원금 유치를 누가 주도했는지의 문제에 대해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우리가 했다면 성남시청은 안 했고 시청이 했다면 우리가 안 한 것인데, 우리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영진에게 흔히 전달될 법한 영업 독려조차 오히려 전무했다는 것이 곽 전 대표의 말이었다.

검찰은 거액을 후원한 6개 기업 중 두산건설에서 전해진 50억원은 분당구 정자동 종합병원 부지의 상업부지 용도변경의 대가라고 보고 기소했다. 검찰은 성남시가 2015년 7월 두산건설 본사 및 계열사 이전 상호협력 협약을 발표하면서 기업 특혜를 공식 부인한 점도 주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성남시가 용도변경에 따른 공시지가 변화를 ‘1㎡당 80만원의 차액’이라며 기업의 혜택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더욱 핵심적인 용적률 대폭 상향 부분은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거래에는 당시 성남시 윗선의 결정이 동반됐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정치 쇼’라고 반발했고, 이석훈 당시 실장은 곽 전 대표가 허위사실을 말한다는 반박 입장을 냈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 없이 기소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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