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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한국, 중국 경제억압 막기 위해 뭘 할지 고민해야”

“윤 대통령, 펠로시 면담 불발은 실수”
“7차 핵실험해도 결의안 쉽지 않을 것”
“비핵화는 거의 불가능, 포기할 순 없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윤석열정부와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외교정책 및 경제안보에 대한 인식이 일치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중국 문제에 대해선 “한·미 간에 갭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 CSIS에서 이뤄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계 전반, 중국 문제,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기자의 워싱턴 방문은 미국 이스트웨스트센터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차 석좌는 한·미 관계에 대해 “윤 대통령은 선거 당시 중국과 동등한 관계를 가져가고 싶다고 했는데, 중국이 한국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이 얼마 전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은 일본 대만 등과 비교할 때 좋아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되 사전에 중국 측에 알려주는 모양새였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일본과 호주는 굉장히 강한 동맹이지만, 한국은 약간 불안정하다는 워싱턴 일각 인식에 우려를 보태는 역할을 했다”며 “이는 한국 정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낼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제관계에서 경제를 무기화하는 것은 절대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자신들의 외교 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국가의 합법적인 정책에도 (경제)제재를 가한다”며 “중국의 제재를 받는 나라는 한국만이 아니다. 일본, 호주도 있다. 이런 나라들이 중국의 경제적 억압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이런 갭은 물론 한국 정부만의 잘못은 아니다. 미국의 최고정책입안자들이 현재 가장 신경 쓰는 이슈는 우크라이나전쟁과 대만 문제”라며 “이 두 이슈 때문에 미국 정부가 한국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다.

차 석좌는 최근 급격히 가까워지는 중국·러시아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핵심이익 보호, 대안적 국제질서 협력, 고위급 전략이익 등 표현을 쓴다. 이런 용어는 동맹 관계에서 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악화된 미·중 관계를 북한이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차 부소장은 “미·중 관계가 악화돼 있기 때문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내놓는 것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거의 불가능한 외교적 숙제”라면서도 “동시에 포기할 수도 없는 숙제다. 협상하는 사람들은 협상을 하고, 제재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제재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 결정자들은 확장억제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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