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씨 발달장애인 최초 경기민요 전수자 시험 합격

발달장애인 최초로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자 시험에 합격한 이지원씨.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제공

발달장애인 민요요정으로 불리는 이지원씨가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자 시험에 합격했다.

4일 한국장애예술인협회(회장 방귀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최초로 경기민요 전수자가 된 이지원(22·여)씨 소식에 장애인예술계가 축제 분위기가 됐다.

전수자 시험은 블라인드 테스트로 경기잡가 6곡 가운데 본인이 추첨을 해서 나온 곡과 심사위원이 그 자리에서 지정해준 곡을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곡에 10분 이상이 되는 경기민요 가사를 이지원씨가 다 외운 것도 대단한데 제대로 불렀기에 심사위원들의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경기민요 보유자인 인간문화재 이춘희선생을 만나뵈었을 때 “지원이는 민요에 맞는 목을 타고 났다”며 “소리를 쓸 줄 안다”고 말씀한 것이 큰 격려가 돼 전수자 시험에 도전을 했다고 한다.

어머니 곽진숙씨는 “전수자는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합격 소식을 접하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면서 “우리 아이는 발달장애가 있어서 안될줄 알았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가능해지는 현실에 희망이 생긴다”고 전했다.

이지원씨는 앞으로 3년 동안 전수자 교육을 열심히 받은 뒤 다음 단계인 이수자도 도전해볼 예정이다.

이지원씨는 현재 나사렛대학교 실용음악과 3학년 재학 중이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선정한 문화예술분야 장학생 400명 중 이지원씨도 포함돼 졸업할 때까지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됐다.

이지원씨는 태어나면서 선천성 심장질환과 희귀질환인 윌리엄스증후군으로 인해 중증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판소리와 경기민요를 배우며 국악인의 길을 걷고 있다.

이씨는 국내의 수많은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상을 받았으며, 500여회가 넘는 공연으로 장애인예술계에서 희망의 전도사가 되고 있다.

이씨는 2018년 일본 동경골드콘서트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특별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오스트리아, 체코, 일본, 몽골, 네팔, 태국 등의 해외 공연을 통해 국가이미지를 높였다.

동생 이송연도 언니와 같은 길을 선택해 ‘민요자매’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송연은 2021년 KBS 1TV 트롯 전국체전에 출연해 언니가 장애예술인이라고 밝히면서 함께 노래를 불러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준 바 있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회장은 “2000년에 제정된 ‘장애예술인지원법’으로 정부에서 장애인예술 정책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장애예술인들이 기량을 발휘하며 제도권 내에서 인정을 받게 돼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한국의 장애인예술이 국제적인 주목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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