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해피격’ 文 서면조사 통보…이재명 “유신 공포정치 연상”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모제가 엄수되는 5월 23일 오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깨어있는 시민 문화 체험 전시관'을 방문 후 이동하면서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말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서면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이후 서면조사 방식을 포함해 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이 보낸 이메일을 반송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에 격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이 서면조사만 통보했을 뿐 질문지를 보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달 28일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지난 7월 19일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한 지 두 달 반 만이다. 문재인정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국방부·해양수산부·해양경찰 등 9개 기관이 대상이다.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통보한 것은 2020년 9월 서해에서 표류하다가 북한군 총격에 숨진 뒤 시신이 불태워진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 사건에 대해 정부가 ‘월북 시도를 했다’고 단정한 경위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다만,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외교 참사’ 논란으로 구석에 몰린 윤석열정부가 국면 전환을 위해 최악의 무리수를 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퇴임한 대통령을 욕보이기 위해 감사원을 앞세운 정치보복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이 진정 촛불을 들기를 원하는 것이냐”라며 “윤 정부는 국민의 분노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월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대문 주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온갖 국가사정기관이 충성경쟁 하듯 전 정부와 전직 대통령 공격에 나서고 있다”면서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정치보복에 쏟아붓는 사이 민생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권력남용 끝에는 언제나 냉혹한 국민의 심판이 기다렸던 역사를 기억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정치탄압 대책위원회는 3일 국회에서 감사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박범계 대책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은 서해 피격 사건을 잘 알지 못해 감사 대상일 수가 없기 때문에 서면조사를 통보한 것은 감사원의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초금회’도 3일 규탄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서해 공무원 관련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밝혔다.

김영선 안규영 정현수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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