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하단 文에…“朴도 법 심판, 누구나 평등” 與 총공세

문재인 전 대통령. 문 전 대통령 인스타그램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감사원으로부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한 서면조사를 통보받은 데 대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불쾌감을 표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이라고 사법·감사에 성역이 있을 수는 없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과 대법원장, 국정원장을 모두 다 법의 심판에 맡겼던 분”이라며 “전직 대통령 누구도 지엄한 대한민국 법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3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퇴임하고 나서도 특권을 누리겠다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직을 수행한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은가. 떳떳하다면 당당하게 조사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문재인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모든 국정 책임의 정점에 있던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조사조차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유가족과 국민에 대한 대단히 무례한 처사”라고 가세했다.

정권교체 이후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적폐청산’을 주도한 문 전 대통령이 정작 본인에 대한 감사원 조사를 거부한 건 이중적 태도라는 비판도 쇄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24일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누구라도 법 앞에 평등하게 감사원 조사와 수사를 받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서면조사를 거부하고 그것도 모자라 ‘무례한 짓’이라고 화를 내는 문 전 대통령의 태도는 자신이 말한 ‘법 앞의 평등’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황보승희 의원은 2016년 검찰 조사를 거부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강제수사를 촉구했던 문 전 대통령의 과거 SNS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문 전 대통령은 스스로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이 1993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1998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각각 질문서를 보내 감사 결과에 활용한 전례가 있다며 문 전 대통령 역시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각각 2017년과 2018년 감사원의 질문서 수령을 거부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에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비판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정진석 위원장은 “유신 공포정치 운운하는데, 제발 ‘공포탄 정치’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를 겨냥 “범죄 리스크에 ‘도둑이 제 발 저린’ 감정이입의 전형일 뿐”이라고 밝혔다.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여권 인사들도 이 대표를 직격했다. 김기현 의원은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만날 해도 된다’는 이 대표의 2017년 발언을 거론하며 “그때그때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다른 잣대를 내세우니 ‘내로남불’이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 대표의 비판은) 조사를 앞두고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자기 고백일 뿐”이라며 “좋게 포장하면 동병상련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공범의 의리”라고 촌평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를 주장하며 ‘대통령도 죄를 지으면 처벌해야 한다’는 그 입장은 지금도 유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께 감사원 서면조사 관련 보고를 드렸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직접 말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가 처음 이뤄진 것은 지난달 28일이다. 감사원은 평산마을 비서실로 전화해 서면조사를 요청했고, 이에 비서실은 감사원이 조사하려는 내용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을 요청하며 질문서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감사원은 같은 날 다시 비서실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비서실은 이메일을 받은 지 이틀 뒤인 30일 이를 반송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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