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 본 법원행정처장 “표현 자유”…與 “표절작”

野 “표절 따진다면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얘기해야” 맞불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제기한 표현의 자유 관련 질의 자료를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 그림을 놓고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공방을 벌였다. 정부가 해당 그림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린 가운데,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표현의 자유 범주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고 여권은 표절 의혹으로 맞섰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진행된 대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윤석열차’ 그림을 제시했다. 고등학생이 그린 이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부천시가 후원하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한국만화축제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으로,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에 김건희 여사와 검사복을 입은 사람들이 탑승한 모습이 담겼다.

박 의원은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원행정처장의 의견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윤석열차’ 그림을 본 뒤 “(그림에 대한) 정보가 없지만, 그림만 봤을 때는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비판, 표현의 자유에 포함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은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방어에 나섰다. 해당 만화가 2019년 영국 매체 ‘더 선’ 논평에 실린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 풍자 일러스트를 표절했다는 것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표절 의혹 때문에 논란이 크다”면서 “외국 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베낀 것이나 다름없다는 논란이 있다”고 주장했다.

2019년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강행을 위한 조기 총선 추진 비판하는 영국 '더선'의 풍자 만화. 더선 캡처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해외 그림을 직접 제시하며 표절 의혹에 의견을 보탰다. 유 의원은 “오른쪽에 있는 게 2019년 영국 총리를 비판한 정책 카툰이다. 왼쪽이 만화축제 금상을 받았다는 고등학생 작품”이라며 “한눈에 봐도 표절 아닌가. 본질적인 것은 학생이 표절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도 “학생은 표절을 해도 된다는 취지로 말하는데 유감스럽다”라며 “만화축제의 공모개요에 보면 이렇게 돼 있다. 창작 작품에 한함이라고 표시돼 있다. 표절의 문제인 것이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야권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꺼내며 맞불을 놨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표절 (여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표절을 따진다고 하면 우리 대학의 학문 자유와 도덕적 권위를 실추시킨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얘기하는 게 맞다”고 화살을 돌렸다.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기동민 민주당 의원도 김 여사의 논문을 언급하며 “고등학생에 대해선 엄격한 표절의 잣대를 들이대고, 권력자의 부인에 대해선 너그럽다 못해 한없이 관용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를 인용하며 “(문체부 자료에는) 정치적인 문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한 건 학생의 만화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경고한다고 돼 있다”며 “표절이라는 단어 자체가 안 나온다”고 짚었다.

앞서 문체부는 이날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해 논란이 키웠다. 일각에서는 학생 대상의 공모전 작품을 두고 정부가 나서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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