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구둣발 올린거 보고”…학생이 ‘윤석열차’ 그린 이유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지난 2월 13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선 캠페인 차원에서 임대한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해 이동하던 중 맞은편 좌석에 구두를 신을 발을 올린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상일 국민의힘 후보 상근 보좌역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 ‘윤석열차’를 두고 정치권과 예술계에서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학생이 이 그림을 그린 배경이 전해졌다.

해당 학생이 재학 중인 A고등학교의 B교감은 학생의 작품 구상 계기에 대해 “지난 대선 기간에 윤석열 대통령이 열차 안에서 ‘신발을 벗지 않고 의자에 발을 올린 일’에서 착안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고 5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학교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지난 4일 “행사 취지에 어긋나게 정치적 주제를 다룬 작품을 선정·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히 경고했다”고 밝힌 이후 항의는 더 심해졌다고 한다.

B교감은 “어제오늘 (학교에) 불편한 전화들이 많이 왔다. 간혹 격려 전화도 있었다”며 “(항의 전화는) ‘학생을 세뇌 교육하느냐’ ‘어떻게 그렇게 정치적으로 가르치느냐’ ‘지도교사가 지도를 그런 식으로 하느냐’라는 등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B교감은 카툰을 그린 학생에 대해 “워낙 차분하고 성실한 학생이다. 오늘 면담을 했는데, 마음을 굳게 먹고 있더라”며 “이 학생은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전공실기 성적도 탁월하다. 독서량도 많고, 시사에도 밝다”고 전했다.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혹시라도 학생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격려를 해줬다”며 “나중에 성장해서 이번 일이 트라우마로 남으면 안 된다. 이 학생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졌다. 우리 어른들이 따뜻하게 바라봐야 할 학생”이라고 말했다.

B교감은 ‘윤석열차’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선 데 대해 “공모 분야가 카툰이다. 카툰이라는 건 시사적인 내용을 갖고 세태를 풍자하는 그림 아니냐”라며 “우리 학생은 응모 분야 성격에 맞게 시사적인 풍자 그림을 제출했을 뿐”이라고 했다.

앞서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지난 2월 13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임대한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해 이동하던 중 구두를 신은 채 맞은편 좌석에 발을 올려 ‘구둣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윤석열차’ 그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부천시가 후원하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한국만화축제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으로,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에 김건희 여사와 검사복을 입은 사람들이 탑승한 모습이 담겼다.

이 작품을 두고 문체부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해 논란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학생 대상의 공모전 작품을 두고 정부가 나서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