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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향한 한국교회의 응답···“공공성을 회복하자”

‘국민 미션 포럼’현장, ‘공공성의 회복’ 키워드로 목회적·실천적 해법 제시
“지속적인 행동(doing)이 존재(being)를 구현해 낼 것”

공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한국교회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엔데믹 시대를 맞은 한국교회가 스스로 답해야 할 이 질문에 대해 신학자와 현장 목회자들은 ‘공공성의 회복’을 해법으로 집중 조명했다.
신국원 총신대 명예교수가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개최된 ‘국민 미션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개최된 ‘국민 미션 포럼’의 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신국원 총신대 명예교수는 스크린에 최근 방문했던 목회 현장 사진을 띄우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텅빈 예배당이 교회의 위기를 대변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와 달리 어느 정도 회집의 회복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은 한국교회가 공적 신뢰 회복이란 위기에 적극 대응해나가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지난 4월과 9월 국민일보가 사귐과섬김 코디연구소와 공동진행한 ‘한국교회 인식 조사’ 결과, 국내외 신학자들의 견해 등을 하나의 메시지로 연결하며 “공적 영성, 공적 제자도의 결여가 지속되는 동안 성도들의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가로막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데믹은 전세계적인 새로운 영적 각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선교적 교회’와 ‘공공성의 회복’을 위한 지향점을 제시했다.
신국원 총신대 명예교수가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개최된 ‘국민 미션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핵심은 ‘공적 책임의식의 회복’과 ‘선교 전략의 변화’였다. 신 교수는 “불신사회와 문화를 무조건 배격하거나 정복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 자세를 갖추고 복음적 가치와 진리를 바탕으로 ‘공공선(common good)’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교회 연구가 톰 레이너의 주장을 언급하며 “교회가 외부지향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건물과 시설이 교인들의 보금자리가 아닌 아웃리치를 위한 도구임을 깨우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공공선의 이행을 촉구하며 존 웨슬리의 ‘회심자를 향한 교훈’을 전하는 것으로 발표를 마쳤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때에, 할 수 있는 한,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선을 행하십시오.”(회심자를 향한 존 웨슬리의 교훈 中)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개최된 ‘국민 미션 포럼’에서 신학자, 현장목회자 등 참석자들이 패널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발표 후 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목회적·실천적 방안이 대거 제시됐다. 김승욱 할렐루야교회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성경을 바라보는 견해가 얼마나 개인적 영성에 묶여 있었는지를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성경 속 진리가 주는 깨달음이 개인적 차원에 그치지 않고 세상과 함께 애통하고 사회를 위해 말씀을 적용했을 때 비로소 공공선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규삼 충현교회 목사는 “공적 영성을 함양해나가기 위해 개교회적으로는 제자훈련의 방향성을 깊이 고민하고 성도 한 사람부터 바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게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물질(재정 지원)이나 개인의 역량(재능 기부)을 앞세워 세상에 들어가려 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을 가꾸듯 교회가 보다 섬세한 ‘가꿈의 신학’으로 이 시대에 성경적 변화를 도모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사회적 자본’에 해당하는 신뢰도 변화에 대한 통찰과 이에 따른 대응 방향도 눈길을 끌었다. 김진양 목회데이터연구소 부대표는 “교회가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해도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사회적 자본’인 신뢰도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해나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을 높이는 것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교회가 다양한 매체와 그룹을 만나고 객관적 데이터를 확인하며 세상과 소통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과거 바리새파가 주도 세력이었던 예루살렘교회에서 유대교의 기본을 깨고 새롭게 복음 사역을 펼쳤던 바울이 있었기에 갱신과 개혁을 거듭한 지금의 교회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유튜브 예배’ ‘줌 소모임’ ‘다니엘기도회’ 등 신앙생활의 지경을 넓혀 준 경험을 통해 엔데믹 시대에 교회의 틀을 깨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광복 청주상당교회 목사가 패널토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교회 사역을 통한 지속적인 행동(doing)이 존재(being)를 구현해 낼 것이란 시각도 제시됐다. 안광복 청주상당교회 목사는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며 재정과 인적자원을 교회 내부에서 외부로 전환하는 과정은 체제의 변화를 수반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지만 동시에 해나가야 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목회자가 강단에서 개인의 구원뿐 아니라 공공선에 대한 지향을 선포하고 이에 공감한 성도들이 사회에서 활동을 펼치다 보면 성도의 교회에 대한 소속감과 영적 성장은 물론 선교적 교회로서의 공동체가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 온 변화에 대한 촉구, 각종 통계가 보여주는 부정적 지표가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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