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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도입했는데…제주, 교육감 바뀌자 IB교육 ‘혼선’


전 교육감 체제에서 야심차게 도입한 제주 IB교육이 기로에 섰다. 도입을 준비해온 학교와 거주지까지 바꾸며 제주로 전학한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제주도교육청은 2024년 2월 IB 고교과정 졸업생들의 첫 대학 진학 결과를 보고 IB교육 확대 축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제주는 2019년 대구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먼저 IB교육을 도입했는데, IB교육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추진 4년 만에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지난 7월 취임한 김광수 교육감은 IB교육과정의 핵심인 고교과정에 대해 “대학 진학에 적합하지 않은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환상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B 고교과정을 이수한 제주 표선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 결과를 보고 축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확대는 없다”고 못 박았다.

김 교육감은 최근 교육행정질문에서도 “IB 고교과정을 밟은 뒤 진학할 대학이 국내에 많지 않고, 중학교에서 IB과정을 거친 뒤 일반 고교로 갈 경우 한국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IB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숙소·연수를 위한 IB교육지원센터 건립에 대해서는 축소 방침을 밝혔다. IB교육 지원 근거를 담기 위한 제주특별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서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

학교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그동안 IB 프로그램을 준비해 온 학교와, IB교육을 받기 위해 제주로 이주한 타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은 IB교육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IB표선지구 학교인 서귀포 표선초등학교의 경우 IB프로그램 도입 이후 학생 수가 급증했다.

읍면지역에 위치해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표선초는 2020년 IB학교 도입을 기점으로 2020년 240명에서 2022년 336명으로 학생 수가 40%(96명)나 늘었다. 전입생의 80%는 도외 학생이었다. 이들의 상당 수는 IB교육을 고등 과정까지 연계 이수하기 위해 제주로 이주했다.

한 IB학교 관계자는 “정책적 판단은 교육감의 몫”이라면서도 “지난해부터 IB교육과정에 대한 문의가 늘었고, 실제 학생 수가 급증했는데 교육청의 의지가 불투명해 곤란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IB(국제 바칼로레아, 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토론과 참여, 서술형 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 과정으로, 세계 161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현재 제주에는 총 8개교가 IB본부로부터 인증을 받거나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관심학교, 후보학교를 거쳐 IB프로그램을 공식 운영하는 IB인증학교가 된다.

고등학교의 경우 1학년 때에는 국어, 영어 등 국가 공통 교육과정을 듣고, 2~3학년 2년간 IB교육을 받아 시험을 통과하면 국제 학위인 IB디플로마를 취득할 수 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IB교육 예산을 편성했다. 지난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참여한 교육감들이 IB 월드스쿨인 경북대사범대학부설초·중·고를 방문하는 등 객관식 위주의 한국 공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IB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면 일부 국제학교와 외고에만 도입됐던 해외 교육방식이 대학 진학 등 한국 공교육에 뿌리내릴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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