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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로공사 직원들, ‘요소수 대란’ 때 요소수 판매장려금 챙겼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유경준의원실 제공

한국도로공사 직영 주유소들이 지난해 ‘요소수 대란’ 당시 요소수 판매 업체로부터 판매장려금을 받아 마스크나 소파, 로잉머신, 냄비 등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과 기업들은 지난해 말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가 빚어지자 큰 불편을 겪었다. 정부는 군 비축 물량까지 풀어가며 요소수 사태 해결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기관인 도로공사 직영 주유소 직원들은 요소수 판매로 혜택을 누린 것이다. 일부 직원은 판매장려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해 내부 징계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회교통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6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 직영 주유소 6곳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요소수 판매업체 A사로부터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2582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물품을 살 수 있는 포인트와 금품 등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됐다.

각 주유소가 A사로부터 요소수를 구입하면 A사는 요소수 1리터당 20원을 포인트나 금품으로 되돌려 주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주유소 6곳에 지급된 총 포인트는 2312만원, 금품은 270만원 어치로 집계됐다. 각 주유소는 해당 포인트를 이용해 온라인 사이트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A사는 ‘대규모유통업 분야에서 판매장려금의 부당성 심사에 관한 지침’에 따라 도로공사 직영 주유소에 판매장려금을 지급해왔다.


해당 지침은 납품업자가 대규모 유통업자에게 지급하는 경제적 이익을 판매장려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판매장려금이 특정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늘려 판매를 증진시킬 경우 합법이라고 명시했다.

요소수를 납품하는 A사가 유통업자인 주유소 측에 판매장려금을 주는 것이 불법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주유소 별로 포인트 사용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도로공사 직영 주유소는 A사로부터 받은 포인트로 121만원짜리 소파를 구입했다. 66만원 어치 견과류와 15만원 짜리 로잉머신(운동기구)을 구입한 주유소도 있었다.

한 주유소는 쿨토시 17만원 어치를 사적 용도로 구입했다. 주유소 내부 사무실 용품이나 고객 사은품 명목이 아닌, 직원들의 필요 때문에 구매한 것이다. 또 다른 주유소는 14만원짜리 냄비 세트와 24만원 어치 디젤연료 첨가제를 포인트로 구입했는데, 모두 개인 용도였다.

지난해 11월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최현규 기자

심지어 4급 상당의 한 도로공사 직원은 요소수 판매장려금 가운데 64만원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 지난 8월 정직 1개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유경준 의원은 요소수 판매업체가 각 주유소에 지원하는 판매장려금이 결국 요소수 가격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요소수 업계의 지원금 관행을 근절하고, 판매장려금 대신 요소수 판매 가격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서비스가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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