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가한 뒤 쫓아와 대뜸 마약 얘기를 꺼내며 시비를 건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6일 SBS에 따르면 전날 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도로에서 건널목에 서 있던 여성 옆으로 한 남성이 다가가더니 갑자기 여성을 밀치고 목 조르고 업어치기까지 하는 등 폭행을 가했다. 여성은 남성을 겨우 뿌리치고 급히 횡단보도를 건너 맞은편에 있던 버스에 올라 도움을 요청했으나 남성은 버스에까지 따라 탔다.

남성은 버스 기사에게 ‘경찰 부를 필요 없다, 나 얘만 데리고 가면 된다’고 말하더니 갑자기 마약 얘기도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이 마약에 취했다면서 승객들에게 도와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기사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남성은 ‘마음대로 하라’고 답했고, 결국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다.


피해 여성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성이 마약을 언급했다는 내용까지 담아 진술서를 쓰고 귀가했다. 남성은 만취 상태여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지는 못했고, 폭행 혐의로 입건된 뒤 귀가 조치됐다.

경찰은 “(남성이) 술 취해 가지고 계속 헛소리 하는 것 같기는 하더라”며 “그 사람한테 얘기 들은 거는 ‘XXX(제보자)씨가 마약을 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전치 2주 판정을 받은 A씨는 “(남성이) 약간 환각상태인 것 같았다”면서 경찰이 남성의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데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그는 “경찰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며 “본인이 마약이 어쩌고저쩌고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다. 그 사람을 그냥 보냈다니…. 초기 수사부터 부실하고 형사의 대응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사건과 관련해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7일 국민일보에 “당시 남성에게 마약 투약 정황은 없었고, 서로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너 마약한 거 아니냐’고 의심된다는 차원으로 거론된 것이었다”며 “또 당시에는 임의동행이어서 피의자 입장에 반해 마약 검사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오늘 마쳤는데, 마약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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