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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장 돼봐” 아내 살해男, 삽으로 제압한 시민에 한 말

지난 4일 오후 3시16분쯤 서산시 동문동 거리에서 40대 아내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남편. JTBC 보도화면 캡처

상습적으로 가정 폭력을 일삼다 결국 대낮 길거리에서 아내를 살해해 구속된 남성이 범행 당시 자신을 제압한 목격자에게 “(너도) 내 입장 되면 이해할 것”이라는 황당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근처를 지나가다 범행 장면을 목격한 시민 C씨는 “처음 목격했을 때 범인이 양손에 흉기를 들고 여성분을 위협하고 있었다”며 “‘당장 내려놓으라’고 외쳤지만 이를 무시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6일 오마이뉴스에 말했다.

건설업자인 C씨는 “곧바로 차에 실려있던 삽을 꺼내 와 범인을 제압한 뒤 출동한 경찰에 인계했다”며 “(제압된 상태에서) 범인이 ‘내 입장 되면 (범행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해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50대 남성 A씨는 지난 4일 오후 3시16분쯤 충남 서산시 동문동의 한 거리에서 자신의 아내인 40대 여성 B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검거됐다.

A씨가 휘두른 흉기에 두 차례 찔린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시민의 신고로 현장에서 체포된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1일부터 6차례에 걸쳐 “가정폭력을 당했다” “남편과 함께 있는 아이들이 걱정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1일 두 사람을 분리 조치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밤 A씨가 아내를 찾아가 폭행하는 일이 벌어지자, 경찰은 그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하고 법원 승인을 받아 아내로부터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기도 했다.

피해자 보호 명령이 내려졌음에도 A씨는 같은 달 26일 B씨를 다시 찾아갔다. B씨가 또 신고하자 경찰은 A씨에게 출석을 요구했는데 A씨는 불응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일 B씨가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경찰에 가정폭력 신고를 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편 A씨(가운데)가 6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사건 당일 오전 법원에 A씨에 대한 퇴거 신청서까지 내고 돌아온 B씨는 몇 시간 뒤 자신의 일터에서 변을 당하고 말았다. A씨가 찾아와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자 급히 밖으로 도망쳤지만 뒤따라온 A씨는 표정 변화도 없이 흉기를 휘둘렀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강문희 부장판사는 살인 등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6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해 ‘사전에 범죄를 계획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아닙니다”라고 부인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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