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권성동, 피감기관장에 폭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과기정통위 국감장에서
文 임명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인신공격성 발언
김 이사장의 탈핵 운동 이력 들며 사퇴 요구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7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혀 깨물고 죽지"라며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의 사퇴를 압박하며 “혀 깨물고 죽지 그런 짓 왜하냐”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 이에 김 이사장이 사과를 요구하자 “뭘 사과해요 사과하기를”이라며 큰 소리로 맞받아치는 등 국정감사장 분위기는 급랭됐다.

권 의원은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신념과 가치가 다른 정부에서 아무리 높은 자리를 제안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수용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김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과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뒤 정권 말기에 졸라서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으로 갔다”고 비방했다.

이어 김 이사장이 정의당 탈핵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탈원전 운동을 펼친 이력을 언급하면서 “원자력안전재단이 탈핵운동가의 놀이터냐. 탈핵운동가에게 무슨 전문성이 있느냐”면서 “이런 분이 어떻게 원자력 발전을 전제로 운영되는 재단 이사장을 잘하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동의하지도 못하면서 자리에 뻔뻔하게 앉아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자진사퇴하라. 국민의힘은 이후로 과방위에서 김 이사장을 투명인간 취급하겠다. 정치인 출신 이사장과 마주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의원은 또 “(김 이사장이 19대 국회 때 비례대표로 몸 담았던) 정의당 당원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느냐. 이 둥지, 저 둥지로 옮기며 사는 뻐꾸기냐”면서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을 하느냐”라고 했다.

김 이사장이 이 발언에 “답변드려도 되느냐”고 묻자 권 의원은 “답변 들으나 마나 한 얘기”라고 묵살하기도 했다.

이에 김 이사장이 “의원님은 질문할 자유가 있지만 저의 신상에 대해 굉장히 폭언에 가깝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시라”고 요구하면서 국감장엔 고성이 오갔다.

권 의원 옆자리에 앉아 있던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지금 무슨 말이야. 어디”라면서 “국감에 출석한 피감사인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국감을 6~7년 하면서 처음 본다”라며 고함을 쳤다. 이에 정청래 위원장이 제지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이후로도 자신이 소신을 어겼다는 취지의 질의가 이어지자 “한번도 제 신념과 가치에 반하는 활동을 하거나 제 신념을 저버린 적이 없다”면서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고 환경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위원님이 얘기하듯 신념에 반한 일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은 소리 내 웃으면서 “그렇게 뻔뻔하니까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다. 원자력안전재단 직원을 위해서, 정의당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위해서 사퇴하기 바란다”고 비아냥댔다.

김 이사장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수하며 두 사람 간 충돌은 마무리됐다.

이 같은 공방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권 의원의 폭언을 잇따라 지적했다.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정책이나 가치관, 신념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그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얼마든 좋다”면서도 “(제가) 문제제기하고 싶은 것은 ‘혀 깨물고 죽으라’는 표현을 어떻게 국감에서 하느냐. 그것은 의원 품위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정 위원장도 “객관적으로 봐도 ‘혀 깨물고 죽으라’는 발언은 좀 심했다. 인신공격성·모욕성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이사장에게 “의원들이 불편한 이야기를 해도 참고 견뎌달라. 이 자리에서 이기는 사람이 꼭 이긴다고 볼 수 없다. 지켜보는 국민들이 판정할 것”이라고 다독였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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