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한 설렁탕집에서 일어난 일 [아살세]

쓰러진 남성 구조하기 위해 일사불란 움직인 손님들
15분 만에 구급대원들 도착해 무사히 병원 이송
노부부가 밥값 계산하며 ‘골든벨’까지 울려

게티이미지뱅크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손님을 식당 안에 있던 손님들이 합심해 구한 훈훈한 이야기가 온라인상에 올라와 감동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한마음으로 쓰러진 손님을 구한 뒤에도 깜짝 놀랄만한 미담이 이어졌는데요. 한 편의 드라마 같았던 일상의 순간, 함께 들어보실래요?

송파의 한 지역카페에 9일 낮 12시쯤 ‘오늘 아침 설렁탕집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 가족과 함께 한 설렁탕집을 찾았다고 합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 와 막 먹으려던 찰나, 식당 입구 쪽 테이블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빨리 119좀 불러주세요!”

비명소리가 나는 쪽 테이블을 보니 한 남성이 의식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져있었습니다. 옆 테이블에 있던 젊은 남녀 커플이 곧바로 쓰러진 남성을 일으켰습니다. 얼굴부터 바닥에 떨어진 터라 이 코피를 흘리고 있었고, 눈을 크게 뜬 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글쓴이의 남편과 또 다른 손님 2명은 119에 급히 신고를 했습니다. 그러곤 전화 너머로 119가 안내해주는 응급처치법을 쓰러진 남성을 붙잡고 있는 젊은 커플에게 바로바로 공유했습니다.

커플은 알려준 처치법대로 남성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 호흡을 최대한 확보하고, 식당 주인은 수건을 가져와 남성의 목에 받쳤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 손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식당 밖으로 나가 주차장 입구 근처에 주차된 차량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구급차가 쉽게 진입할 수 있게요.

가게 앞에 놓인 무거운 화분들을 옮겨 매장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또 구조대원들이 최대한 쉽게 동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테이블도 양쪽으로 밀어 최대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건너편 골목에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식당에 있던 손님 몇몇이 뛰어 나가 손짓으로 수신호를 하며 구급차를 안내했습니다. 그 사이 다행히도 쓰러진 남성은 호흡이 조금씩 돌아왔고 경련 증상으로 잔뜩 긴장한 몸도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구조대원들은 남성을 실어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이 긴박한 모든 일이 벌어진 시간은 15분여.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손님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식당 주인은 이미 식어버린 탕국을 모두 데워 다시 상에 내왔고, 손님들은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훈훈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식당에 있던 노부부가 다른 손님들의 밥값을 모두 계산한 것이었죠. 이들이 계산한 돈은 14만7000원. 보는 시각에 따라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함께 고생한 것에 대한 노부부의 감사의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손님들은 식사를 마치며 어르신들에게 “잘 먹었습니다”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고, 노부부는 “고생했습니다”라며 화답했습니다.

글쓴이 가족이 가장 늦게 식사를 마쳤고, 노부부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그때까지도 노부부는 식당에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글쓴이는 “왜 노부부께서 모든 사람들이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 앉아계셨냐면, 식사가 아니라 설렁탕 안주로 소주를 3병째 잡숫고 계셨습니다. 멋진 노부부의 아침 소주 타임이었던 것이죠.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식사였지만 아직 살 만한 세상이라 느낍니다”라며 따뜻한 일요일 오전의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식당 사장님도 이날의 모습에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저희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손님들께 너무 감사하다”며 “노부부께서는 젊은 사람들이 고생한 것이 고맙다며 계산을 하고 가셨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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