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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영방송서 “러 비판한 우크라 어린이,익사시켜야”

러시아 국영방송 진행자 발언 논란
“강에 빠뜨려 죽여야”
“오두막 넣어 불태워야”

2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불길에 휩싸인 우크라이나 모처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 주변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응청 제공

러시아 국영방송의 진행자가 1980년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자국을 비판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러시아를 비판한다면 익사시키거나 오두막에 넣어 불태울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반인륜적인 발언은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전하며 뒤늦게 알려졌다.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러시아 유명 언론인 안톤 크라소프스키는 지난주 RT(러시아투데이)의 한 시사 프로그램에 진행자로 출연해 공상과학(SF) 작가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와 대화를 나눴다.

당시 루키야넨코는 1980년대 우크라이나 서부에 방문했을 때 병원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않았다면 우크라이나가 더 잘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말을 들은 크라소프스키는 “그 아이들은 티시나 강에 빠트려 죽였어야 했다”며 “러시아를 비판한 우크라이나 어린이는 익사시키거나 오두막에 넣어 불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안토님’(анто́ним)을 운영하는 크라소프스키는 이전에도 호전적인 언행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유럽연합(EU) 제재 명단에도 올라 있는 인물이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성폭행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웃는 크라소프스키의 모습도 SNS에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국영방송인 RT가 크렘린궁에 의해 통제, 장악당한 탓에 러시아의 전쟁 범죄 보도를 하지 않고 소개했다. 실제로 R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며 더욱 강경한 공세를 취해야 한다는 논조의 보도를 해왔다.

안톤 크라소프스키의 문제 발언이 담긴 방송 영상을 공유한 트윗. 드미크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트위터 계정 캡처.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크라소프스키의 발언이 담긴 문제의 방송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아직도 RT를 금지하지 않은 나라는 이 방송을 봐야 한다. 당신의 나라에서 RT 방송을 허가한다는 것은 이 방송 내용을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대량 학살을 선동하는 표현의 자유와 무관하다”며 세계 각국에 RT 방송 금지를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RT는 크라소프스키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그와의 계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RT 측은 이날 텔레그램에 보도국장 명의의 성명을 올려 “크라소프스키의 발언은 거칠고 역겨웠다. 나를 비롯한 RT 팀은 우리 중 누군가가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사과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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