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살려주세요” 이태원 자영업자의 호소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이 취재진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사고 발생 골목 감식과 청소를 마친 후 폴리스라인을 철수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주 만인 지난 11일 금요일 오후 참사 현장에 설치됐던 폴리스라인이 철거됐습니다.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면서 서울광장 분향소를 비롯한 대부분의 분향소가 문을 닫는 등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태원 상인들의 힘겨운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합니다.


폴리스라인 철거 이후 첫 주말을 보낸 13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태원 자영업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게시물엔 “살려주세요” 한마디만 담겨 있었죠.


이 게시물엔 수십개의 댓글이 삽시간에 달렸습니다. 댓글을 본 글쓴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매출이 4분의 1로 떨어졌고 거리엔 사람이 없다. 문을 열지도 닫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다들 힘들어도 워낙 많은 사람들이 희생돼 하소연 조차 할 수 없다. 체감으로는 코로나 때보다 심각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또 “유가족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보니 추모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코로나 때처럼 지원금을 요구할 수도 없다. 만약 그랬다간 ‘이 와중에 돈밖에 모르는 자영업자’라는 쓴소리를 들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세도 내지 못하는 처지가 돼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든 이유에 대해 “언젠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코로나19는 언젠가 종식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 버틸 수 있었지만 이태원 참사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절망했죠. 특히 핼러윈부터 연말까지 연중 최고 특수를 누리는 시기지만 올해는 수입을 아예 없다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같은 호소엔 응원과 격려 댓글이 줄줄이 달렸습니다. “하루하루 적자가 만만치 않을 텐데 무슨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상인들의 잘못도 아닌데 안타깝다” “힘내라는 말 밖에는...” “시간이 약이 될 날이 올 것이다” “상인분들의 잘못이 아닌데 너무나 안타깝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어졌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태원 상인들도 도의적 책임이 있는 만큼 자성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트위터 캡처

그러나 대부분의 누리꾼은 이태원 상인들도 참사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된 피해자라는 사실에 공감했습니다. 또 이태원이 참사의 공간에서 치유의 공간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도 했죠.

트위터에도 ‘너무 마음 아픈 이태원 상인들 사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퍼졌습니다. 이는 지난 10일 한 조선일보가 보도한 ‘이태원 상인들’ 기사에 담긴 사진입니다. 사진에는 텅 빈 가게 또는 거리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사장님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냉장고에 쌓여있는 식재료를 정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었죠.

사진을 본 많은 누리꾼은 “희생자를 애도할 때 하더라도 만나서 함께 하자” “내일은 이태원에 가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자” 등의 댓글을 릴레이처럼 이어갔습니다. 이런 응원과 격려로 이태원 상인들의 “살려주세요”라는 호소가 “살았습니다”는 말로 바뀌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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