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29층 계단 배달’과 정반대 사연, 그리고 당사자의 해명

배달 기사.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뉴시스 자료사진

아파트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29층까지 걸어 음식을 배달한 기사에게 고객이 ‘배송 시간이 늦어졌다’며 환불을 요청한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샀습니다. 이후 사건과는 정반대의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보배드림 캡처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29층 배달사건을 보면서…’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자신을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라고 소개하며 “홀도 운영하고 직접 배달도 한다”고 설명했죠. 그러면서 “29층 배달사건을 보며 문득 5월 말쯤 일이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보배드림 캡처

29층 배달 사건은 지난 8일 경기도 시흥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찜닭을 배달하러 간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망가졌는데도 고객이 배달을 요구해 계단을 이용해 29층인 목적지까지 배달을 갔지만 ‘시간이 늦어져 음식이 식었다’며 환불을 요청했다는 사건입니다. 이 고객은 배달 앱에 별점 테러까지 했죠. 이 사연은 한 방송사를 통해 보도되면서 대중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를 본 글쓴이는 자신이 겪은 정반대의 경험담을 털어놨습니다. 글쓴이는 “손님이 요청사항에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습니다. 죄송하지만 현관에서 연락 주시면 내려가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며 “6층이었는데 그냥 올라갔다. 고객과 중간 정도에서 만나 전달했다”고 썼습니다.

글쓴이는 또 “층고가 높은 곳이라 힘들었다”면서도 “지금 생각하니 천사 고객을 만난 듯 싶다”고 회상했죠. 글쓴이는 마지막으로 “고층 아파트들도 많은데 엘리베이터 고장 나면 아찔하다”고 했습니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은 “이게 정상이다” “양심있는 고객이라면 이러는 게 맞다” “배달 서비스 이용자들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 등의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일각에서는 “스스로가 상식적인 소비자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점에서 의도와 달리 상대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게시판 캡처

실제 이 사건의 당사자도 보도 이후 지역 커뮤니티에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계단으로라도 배달을 완료하라고 했던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죠. 이 고객은 “이유를 막론하고 배달기사께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과는 드렸지만 마음에 닿으셨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고 마음이 풀리실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배달 후 집안일을 하느라 전화를 못 보고 부재중 전화가 온 지 전혀 몰랐다. 엘리베이터 고장도 몰랐는데 큰 아이가 귀가하면서 ‘엘리베이터 고장’이라고 툴툴거리며 들어와 그때 고장을 인지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업체에 연락했더니 이미 ‘리턴’(음식 회수)된 상태였다고 해 취소를 요청했고 처리된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들도 올라왔다. 그러니 배달기사도 올라오라’고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고객은 “배달기사께 해당 보도에 대해 지난 16일 저녁 문자로 물어보니 ‘그 얘기는 제가 한 게 아니고, 찜닭 사장이 배달업체 관리자와 얘기하고 저한테 올라오라고 하셨다고 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제가 29층까지 계속 올라간 것이다’라는 답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리뷰에 대해서는 “사장님과 마지막 통화에서 그분이 언성을 높이고 욕하고 막말을 해서 감정이 너무 상한 상태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리뷰를 남겼다”면서 “리뷰에 구체적인 상황을 적지 않은 이유는 영업방해가 될 것 같아 완곡한 표현을 쓴 것”이라고 했습니다. 고객은 이어 “고의든 타의든 제가 잘못한 부분은 비판을 얼마든지 받겠다. 그렇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무분별한 비난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처럼 서로의 의견이 엇갈린 상황에서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 사건으로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된 요즘 타인에 대한 예의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누리꾼이 공감했습니다. 찜닭 업체 사장님도 “잘못한 사람은 없지만 피해자만 발생한 상황”이라고 한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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