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즉시연금 소송 2심서 뒤집혀… 가입자 패소

삼성생명 상대 즉시연금 보험금 항소심
1심 원고 승소→항소심 원고 패소 판결

삼성생명 서초 사옥 입구 자료사진. 뉴시스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지급된 보험금을 요구한 2심 소송에서 패소했다. 1심에서 약 6억원의 보험금 지급 의무가 인정됐지만 2심에서 뒤집혔다. 2018년 기준 삼성생명에 남아있는 전체 미지급 분쟁규모는 4300억원에 이른다.

서울고법 민사12-2부(부장판사 권순형·박형준·윤종구)는 23일 즉시연금 가입자 A씨 등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 등은 삼성생명으로부터 매달 받는 연금 수령액이 당초 계약보다 적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상품 특성상 만기 보험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공제해야 하는 만큼 이 부분을 빼고 지급한 것이라고 맞섰다.

즉시연금이란 목돈을 한번에 납입하고 바로 다음 달부터 연금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만기가 되면 납입보험료 전액 상당의 원금은 모두 돌려받는다. 이 가운데 만기환급형은 보험사 측에서 매달 연금액을 일부 떼서 만기환급금을 마련하는 구조다.

A씨 등은 약관 등에서는 공제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생명은 약관 내용과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이러한 내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가입자들의 청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7월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즉시연금이 삼성생명 설명대로 설계된 건 맞지만, 이 내용을 가입자들에게 제대로 고지한 점이 인정된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생명 측이 연금액 산정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원고들이 이 사건 보험 체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고 본다”며 “이 사건 보험계약은 전부 무효가 되고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심과 마찬가지로 변론 과정에서 쟁점이 된 건 ‘약관의 범위’였다. 현행법은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않을 경우 가입자들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해석하도록 정해두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약관’과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를 합친 것이 ‘약관의 범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A씨 등 보험가입자들은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를 교부받지 못했다면서 이를 ‘약관의 범위’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즉시연금 미지급금 분쟁은 2017년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연금액에서 일정 금액이 공제된다는 내용을 고지받지 못했다고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은 약관이 불명확했다고 보고 가입자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일부 보험사들이 미지급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소송으로 번졌다. 즉시연금 가입자들의 미지급액은 총 8000억원~1조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삼성생명의 미지급 보험금이 4300억원대로 가장 많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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