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적학대 전과자 임용제한’ 국가공무원법 헌법불합치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11월 선고에 입장해 심판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적 학대 행위로 유죄가 확정된 경우 부사관 임명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기간 제한 없이 무조건 임용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다.

헌재는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에서 A씨가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4 등에 대해 낸 위헌확인 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헌재는 우선 “아동에 대한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 행위로 인해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을 공직에 진입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입법목적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아동에 대한 성희롱 등 성적 학대 행위로 형을 선고받은 경우라고 해도 범죄 종류, 죄질 등은 다양하므로 개별 범죄의 비난 가능성 및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상당한 기간 임용을 제한하는 덜 침해적인 방법으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과 관련이 없는 직무를 포함해 모든 일반직 공무원 및 부사관에 임용될 수 없도록 한다. 심판대상 조항은 영구적으로 임용을 제한하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결격사유가 해소될 가능성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가공무원법과 군인사법을 조정하는 것은 국회의 몫이다. 헌재는 단순위헌 결정하지 않고, 2024년 5월 31일 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시한을 제시했다.

반대의견을 낸 이선애·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하여금 고도의 윤리적 의무를 부담하는 공무원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은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원활한 공무 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11월 아동에게 메시지를 보내 성희롱 등 성적 학대를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받았지만, 신상정보의 공개·고지명령과 취업제한명령은 면제받았다.

A씨는 2020년 9월 ‘아동에 대한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를 저질러 형이 확정되면 일반직공무원과 부사관 임용의 결격사유가 된다’는 조항이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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