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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술과 VAR… 일본·사우디 ‘기적’의 키워드

로이터신화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꺾은 데 이어, 일본이 ‘전차군단’ 독일을 꺾으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대이변이 잇따르고 있다. 상대적 약체로 분류된 두 나라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한 ‘거함’들을 물리친 데는 용병술과 조직력, 그리고 VAR 기술이 한몫했다.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은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독일을 2대 1로 꺾었다. 월드컵 4회 우승국 독일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으나, 일본이 예상을 뒤엎었다.

전반은 예상대로였다. 볼점유율은 72대 18, 슈팅(유효슈팅) 개수는 13(4) 대 1(0)로 독일의 일방적 경기였고, 페널티킥으로 1실점 한 게 다행일 정도였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용병술이 빛나기 시작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왼쪽 미드필더 구보 다케후사를 빼고 센터백 도미야스 다케히로를 투입해 진영을 4-2-3-1에서 3-4-2-1로 바꿨다. 독일은 양 측면 수비수까지 5~6명이 공격에 가담하자 포백 수비로는 애를 먹었기 때문에 스리백으로 전환한 뒤 양 날개의 활동폭을 넓혀 수비 안정화를 노렸다.

일본은 영점 조절하듯 조금씩 미세하게 선수교체를 했다. 공격력을 위해 후반 12분 미토마 가오루와 아사노 다쿠마를 각각 왼쪽 미드필더와 최전방에 투입했고, 후반 26분 도안 리쓰, 29분 미나미노 다쿠미를 투입했다.

미토마가 왼쪽 라인을 타고 볼을 몰아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는 미나미노에게 볼을 찔러줬고, 미나미노의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맞고 튀어나오자 골문 앞에 있던 도안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사노는 수비수 이타쿠라 고의 롱패스를 독일 페널티박스 오른편에서 간결한 터치로 소유한 뒤 수비 압박을 이겨내고 돌파해 역전골로 성공시켰다. 교체선수들이 만든 역전극이었다.

사우디의 무기는 조직력이었다. 사우디는 전날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2대 1로 물리쳤다. 세계랭킹 51위가 세계 3위를 잡은 대역전극이다.

사우디도 전반에 페널티킥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슈팅은 아예 없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아르헨티나의 추가골을 번번이 무산시켰다. 아르헨티나는 선제골 이후 세 차례나 사우디의 골망을 갈랐지만 모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를 포함해 오프사이드만 7번이다. 선발 출전한 사우디 선수 11명 중 9명이 알 릴할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만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면서 한 몸처럼 움직인 덕이다. 사우디는 후반 2분 만에 동점골을 만들며 아르헨티나를 흔들었고, 5분 뒤에는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거뒀다.

VAR의 공도 컸다. 이번 대회부터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이 도입됐는데, 특히 아르헨티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오프사이드를 잡아낸 게 백미였다. 전반 26분 라우타로는 사우디의 골망을 갈랐으나 VAR을 통해 라우타로의 팔이 마지막 수비수보다 앞서 있던 것으로 판독됐다.

일본도 VAR 덕분에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전반 종료 직전 독일 카이 하베르츠가 일본 골망을 흔들며 2-0으로 격차를 벌릴 수 있었으나 VAR 판독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일본 주장 요시다 마야는 경기 후 “VAR로 인한 골 취소가 터닝포인트였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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