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없었던 광화문… 뒷정리도 엄지 ‘척’ [포착]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끝난 25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거리 응원을 펼친 붉은 악마 응원단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광화문광장 거리응원은 당초 예상에 3배 넘는 인파가 몰렸지만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대다수 시민은 경찰의 통제에 잘 협조했고, 경기가 마무리된 뒤에는 쓰레기를 직접 정리·정돈하는 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다.

25일 서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월드컵 거리응원을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은 2만6000여명에 달했다. 붉은악마는 당초 8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총 5개 구획으로 나눠 시민을 분산 수용할 계획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축구팬들이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태극 전사들을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응원 행사를 주최한 붉은 악마 측은 세종대로 사거리 부근 이순신 장군 동상 앞부터 광화문 앞까지 도로와 인도 경계를 잇는 500m 가량의 펜스를 설치했다.

어른 허리 높이에 오는 이 펜스에는 ‘원활한 통행을 위하여 멈추지 마시고 이동 부탁드립니다’는 등의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주최 측 안내 요원과 경찰, 서울시 공무원 등은 펜스에서 일정한 간격을 일루며 경광봉을 들고 시민들의 안전한 통행을 도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붉은악마와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경기 시작 무렵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몰려들자 신속히 펜스를 일부 걷어냈다. 광장 동쪽 세종대로의 차량통행을 막아 자리를 더 마련했다.

무대 인근이 인파로 넘치자 세종대로 6개 차선을 추가로 내줬다. 미리 마련된 구획에 들어가지 못한 수백명의 시민들은 광장 한쪽에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거리 응원을 펼친 붉은 악마 응원단이 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응원 장소를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위험 신호가 보일 때마다 적극 통제에 나섰다. 무대 인근 보행 통로에서 뛰거나 멈추는 사람이 있으면 호루라기를 불고 경광봉을 흔들었다.

경찰과 안내요원들은 “멈추지 말고 이동해달라”고 계속해서 외쳤다. 경기 시작 시각인 24일 오후 10시쯤 시민 숫자가 빠르게 늘면서 경찰관의 호루라기 소리가 덩달아 점차 커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경찰이 시민통행로에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붉은악마 측은 응원 중간중간 시민들에게 ‘안전하게 관람해달라’고 여러 차례 방송으로 당부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화장실에 가려는 인파가 몰려 구역 바깥으로 나가는 데만 10분 넘게 걸리기도 했지만, 경찰 등이 질서를 유지하면서 앞사람을 밀거나 누군가 넘어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끝난 25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거리 응원을 펼친 붉은 악마 응원단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경찰과 서울시, 붉은악마가 24일 거리 응원 안전관리에 배치한 인원만 1400여명이었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광화문 거리응원엔 붉은악마가 투입한 안전요원과 안내요원이 각각 30여명이었고, 모범운전자회에서 교통정리를 위한 인력 30여명을 지원받았었다. 당시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는 5만5000여명의 시민이 몰렸었다고 붉은악마 측은 전했다.

시민들도 통제에 잘 따르며 안전하게 경기를 관람했고, 귀가할 때까지 별다른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자정 가까운 시각 경기가 종료되자 펜스 주변에 있던 사람들부터 줄지어 귀가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구획 내에 있던 관람객들도 걸어 나왔다.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거리응원을 마친 시민들이 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안내요원이 경광봉을 흔들며 시민들을 한쪽으로 이동시켰고 교통경찰들은 횡단보도에 대기하며 시민들의 귀가를 도왔다. 지하철역 입구에도 안내 인력이 배치됐다.

경찰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출구마다 펜스를 치고 2~3명씩 차례로 들어가도록 안내했다. 현장에서 통합상황실을 운영한 서울시에 따르면 24일 거리응원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한 일은 없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거리 응원을 펼친 붉은 악마 응원단들이 깔끔하게 뒷정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은 쓰레기를 곳곳에 마련된 파란색 종량제봉투에 주워 담으며 자리를 정돈했다. 일부 시민은 쓰레기를 그대로 둔 채 떠났지만, 대다수는 적극적으로 쓰레기를 치웠다. 한 사람은 봉투를 잡고 다른 사람은 쓰레기를 넣는 등 도와가며 정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응원에 참여한 한 시민들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전관리가 매우 잘 됐다고 느꼈다. 통행로를 넓게 확보하고 경찰이 수시로 상황을 관리한 게 기억에 남고, 시민들도 질서 지키려고 노력하는 거 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통행로에 잠깐만 서 있어도 바로 이동하라고 칼같이 통제해서 정체가 불가능했다”며 “사실 이 정도만 돼도 관리가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태원 참사가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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