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구해준 ‘복순이’ 보신탕집에 넘긴 견주… 檢 송치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반려견이 구해
동네 주민에게 학대받아 치료비 들자
산 채로 보신탕집 넘겼다가 적발

학대 당한 뒤 보신탕집에 넘겨져 도축 당한 개 '복순이'의 생전 모습. 사진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학대당한 개가 보신탕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관련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의 학대 사실은 동물보호단체가 SNS에 올린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복순이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견주 A씨와 음식점 주인 B씨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8월 24일 정읍시 연지동의 식당에서 코와 눈 등이 크게 다쳐 숨진 개 ‘복순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동네 주민 C씨(60대)에게 학대당한 복순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갔으나 병원비가 많이 나오자 치료를 중단하고 B씨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발견 당시 복순이의 사체는 예리한 흉기로 머리와 코 등 신체 일부가 크게 훼손된 상태였다. C씨는 경찰 조사 당시 복순이를 학대한 이유를 묻자 “내가 키우는 반려견을 물어 화가 나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사건은 과거 복순이가 A씨의 목숨을 구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당시 뇌졸중으로 A씨가 쓰러지자 복순이가 크게 짖어 주변에 알린 덕분에 A씨가 늦지 않게 병원에 이송돼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덕분에 복순이는 마을에서 ‘주인 살린 충성스러운 개’로 불리기도 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9월 동물학대 혐의로 A씨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단체 관계자는 “학대 후 복순이를 진료한 수의사는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면서 “동물병원을 나온 뒤 2시간 만에 보신탕집에 인계된 것으로 미뤄볼 때 살아있는 상태에서 도축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을 죽음에서 구해준 복순이를 최소한의 응급처치도 없이 치료를 포기하고 보신탕 업주에게 연락해 도축한 행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반인륜적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은 복순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보신탕집으로 넘겨졌는지가 관건이었는데 추가 입증자료로 제출한 보신탕집 업주와의 녹취록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고 설명했다. 단체 관계자가 녹취한 B씨와의 통화에는 복순이가 산 채로 도축된 사실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단체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복순이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이것밖에 할 수 없다는 게 미안하다’라는 자책감마저 든다”면서 “단순 약식기소에 그치지 않고 공판을 통한 엄중한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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