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이후 초유의 징계… 전익수 준장 대령으로 강등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초동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 8월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의 부실 수사에 연루됐다는 비판을 받아온 전익수(52) 공군 법무실장이 ‘원 스타’인 준장에서 대령으로 1계급 강등되는 초유의 징계를 받았다. 민주화 정부가 들어선 이래 처음이다.

26일 군에 따르면 국방부는 전 실장을 강등하는 내용의 징계안을 지난 18일 의결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이를 재가했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강등’은 해당 계급에서 한 계급 낮추는 것이다. 이번 징계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행정처분으로 전 실장은 곧바로 대령으로 강등됐다.

미국이나 중국, 북한 등에서는 부조리 적발 또는 지도자의 변심 등으로 장성 강등이 간혹 이뤄진다. 하지만 한국에서 장군의 계급 강등은 문민통제가 확립된 이후 처음이다.

국내에서 장군 강등 사례는 1979년 12·12 군사반란 당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이 이등병으로 강등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쿠데타 중이었던 만큼 이번과는 상황이 다르다. 그보다 앞선 시기에는 박정희 정부의 장군 강등이 있었다.

전 실장은 징계 처분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다. 다음달 전역 예정인 전 실장의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는 대령으로 전역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실장은 공군 법무실장 보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군은 전 실장이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고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보직을 그대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 실장은 임기제 장군이기 때문에 법무실장 직에서 쫓겨나면 준장으로 자동 전역하게 돼 그간 군이 보직해임 등의 조처는 하지 못했다.

전 실장은 공군 고 이예람 중사 사건의 초동 부실 수사 책임자라는 의혹을 받았다.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2일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당한 뒤 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검찰은 이 중사가 사망한 뒤에도 가해자 조사를 하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군검찰은 뒤늦게 수사를 벌여 15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전 실장을 비롯한 법무실 지휘부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부실 수사 비판 여론에 출범한 안미영 특별검사 수사팀은 지난 9월 전 실장을 비롯한 사건 관련자 8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국방부는 특검팀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전 실장의 수사 지휘에 잘못된 점이 있었다고 보고 재판과 별개로 징계를 추진해왔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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