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일가족 참변, 유서 발견…10대 형제 사망·부모는 뇌사

학생 현장실습 결석에 가정 방문한 교사가 신고
부모, 직업없어 경제적 어려움…구청 “이상징후 관리 대상 아니었다”

국민일보DB

인천 한 빌라에서 10대 형제가 숨지고 40대 부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날 오전 11시41분쯤 서구의 한 빌라에서 쓰러져 있는 10대 A군 형제 등 일가족 4명을 발견했다.

형 A군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 교사는 당일 현장 실습이 예정된 A군이 실습에 나오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간 후 112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을 때 이들 일가족은 모두 안방에 누워있었다.

당시 A군 형제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의식을 잃은 40대 B씨 부부는 119 구급대의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뇌사상태다.

자택 안방 앞에서는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흔적이 발견됐다. 또 장례식을 치르지 말고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적힌 짧은 자필 유서도 있었다.

조사 결과 이들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B씨 부부는 평소 별다른 직업이 없어 가족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구 관계자는 “특정 가구에서 전기·수도 요금 등을 장기간 연체하거나 미납할 경우 이상 징후로 보고 따로 관리하는데 이 가족은 그 대상자가 아니었다”며 “지자체에서 행정적으로 관리하는 복지나 지원 대상에는 전혀 포함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형 A군은 지난 24일 현장 실습 업체에 “집안일이 있어서 (실습에) 나가기 어렵다”며 유선 연락을 했으나 전날은 별다른 말없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생 나이인 A군의 동생은 지난해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교에는 진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형제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나 외상은 없었다”며 “유족들을 상대로 계속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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