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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빈살만 회동 뒷얘기…만남 전 “가까이 봐야 친밀감 생긴다. 의자 붙여라” 지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과 환담 오찬 일정을 마친 뒤 떠나기 전 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한남동 관저의 첫 손님으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사우디 대표부를 초청하기로 결정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는 자리 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 측과의 확대 회담과 오찬 자리 배치가 참석자들이 멀찍이 떨어져 앉는 형태로 준비되자 “무조건 가까이 붙이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애초 사우디와의 회담과 오찬에서 양국 참석자들을 위해 별도 테이블을 배정했다가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한 테이블에 참석자들 모두가 다닥다닥 붙어 앉는 식으로 배치했다. 윤 대통령은 “가까이 앉아 마주보고 대화할 수 있어야 친밀감도 생기고 진심이 전달된다”고 고집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와 주거동 6인용 식탁에 앉아 별도로 단독 환담을 진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였다. 윤 대통령의 침실 바로 옆에 위치한 이 6인용 식탁은 윤 대통령이 평소 야식을 먹기도 하는 곳이다.


세계적인 갑부인 빈 살만 왕세자 입장에서는 다소 비좁아 보일 수도 있는 장소이지만, 윤 대통령은 “내가 직접 생활하는 곳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며 이 식탁에서 단독 회담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식탁에는 일반 가정집처럼 생수병과 생수병 뚜껑, 냅킨, 장식 없는 유리컵 등이 놓여 있어 일각에서는 ‘의전 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자신의 집이기도 한 관저로 빈 살만 왕세자를 초청하고 침실 앞 6인용 식탁에 마주 앉아 회담을 한 것은 그만큼 거리감을 좁히고 진심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빈 살만 입장에서는 ‘나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윤 대통령이 승부수를 걸었고 결국 이게 먹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앞서 동남아 순방을 하고 있을 때도 한남동 관저 담당자에게 전화해 빈 살만 왕세자 초청 준비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수차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청 당일 아침에는 관저 산책로의 동선을 직접 체크했다고 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과의 산책에서 빨간 단풍을 바라보며 연신 “뷰티풀”이라며 감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40여분간 고위급 회담을 갖고 주거동 거실과 정원에서 40여분간의 단독 회담을 소화했다. 양국 대표단은 이어 70여분간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는 이슬람 율법을 고려해 할랄 방식으로 조리한 닭고기 두부선, 안심너비아니구이 등이 준비됐다. 궁중 해물신선로도 테이블에 올랐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정부와 기업은 26건의 계약·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모두 합쳐 300억 달러(약 40조원) 규모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서울을 떠나면서 윤 대통령에게 “저와 대표단을 환영하고 후하게 대접해준 윤 대통령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대화를 통해 양국의 강력한 관계를 공고히 했다”는 내용의 전보를 보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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